[르포]LS전선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50km 전선 400m 떨어진 배로 ‘뚝딱’

입력 2014-09-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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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턴테이블’보유…시장점유율 내년 10%까지 확대

▲LS전선의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에 구축된 턴테이블 설비. 최대 1만t까지 적재 가능한, 세계 최대 규모의 턴테이블 및 댕(dang)웨이를 통해 50km의 해저케이블이 400m 떨어진 동해항의 배로 운반된다. (사진제공=LS전선)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공장인 LS전선 강원도 동해 공장은 16일 카타르로의 출항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12일 찾은 해저케이블 공장은 50㎞에 달하는 해저케이블을 동해항에 정착한 배로 운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성인 키를 훌쩍 넘기는 육중한 설비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장 안 해저케이블을 공장에서 400m 정도 떨어진 동해항까지 옮기는 ‘턴테이블(Turn Table)’이었다. 턴테이블 설비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해저케이블 사업의 핵심이다.

여상철 동해지원팀장은 “50㎞의 해저케이블을 동해항의 배로 옮기는 데 사용되는 턴테이블은 1만톤까지 적재 가능한 설비로, 소나타로 환산하면 약 7000대를 실을 수 있다”며 “꾸준한 R&D(연구개발)를 통해 순수 국내 기술로 세계 최대의 턴테이블 설비를 제작·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S전선은 신성장동력인 해저케이블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출액의 4%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경쟁 업체 보다 높은 수준의 해저케이블 기술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유럽과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국내 업체 처음으로 중동, 유럽, 남미에서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LS전선은 지난 2012년 해저 및 산업용 케이블을 통틀어 국내 최대 규모인 4억3500만 달러 상당의 카타르 해저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카타르 사업은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와 할룰섬 간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100km 거리에 132kV급 해케이블 두 개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1차분(50km 2선) 선적 및 운반에 이어 내년 3월 2차분(50km 2선) 선적 및 운반이 진행된다.

높이 약 2m, 직경 20m 이상의 대형 턴테이블은 1분에 5~10m의 속도로 50㎞의 해저케이블을 동해항의 배로 운반하고 있었다. 해저케이블은 턴테이블과 턴테이블 위의 댕(dang) 웨이를 거쳐 배 위의 턴테이블로 옮겨진다. 50㎞의 해저케이블을 운반하는 데만 7~10일 정도가 소요되며 카타르행 해저케이블 선적은 다음주 초 완료될 예정이다.

▲50km의 해저케이블이 LS전선의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에서 동해항 배로 선적되는 모습.(사진제공=LS전선)
공장 투어를 마친 뒤 해저케이블 선적이 이뤄지고 있는 동해항으로 향했다. 길이 147m, 폭 138m의 대형 운송선에는 공장 안의 턴테이블과 같은 크기와 형태의 턴테이블 두 개가 설치돼 있었다. 한 쪽 턴테이블에는 이미 선적을 마친 50㎞의 해저케이블이 감겨있었고, 다른 한 쪽 턴테이블에는 조금 전 공장 안에서 보았던 해저케이블 운반 작업이 한창이었다.

김원배 해저케이블 생산팀장은 “50㎞씩 총 100㎞의 해저케이블 두 개가 다음주 초 카타르로 운반될 예정으로, 현재 마지막 해저케이블 선적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각 턴테이블에 3800톤의 해저케이블이 수용, 해저케이블의 총 무게는 7600톤에 달한다”고 말했다.

수천 톤에 이르는 해저케이블이 수백 미터 떨어진 배로 운반되는 현장을 직접 보니 LS전선의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배 위의 턴테이블 설비 구축에 150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턴테이블 설계 및 제작에는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선적이 이뤄지고 있는 해저케이블 위에는 7~8명의 직원들이 작업 중이었고 이 가운데 몇몇은 석회가루를 뿌리고 있었다. 케이블이 서로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작업이다. 선적 작업에는 8명씩 총 16명의 숙련된 직원이 하루 3교대로 참여한다.

LS전선은 앞으로도 해저케이블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2009년 120억원의 첫 매출을 거둔 LS전선은 올해 약 3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연수 LS전선 생산본부장 전무는 “프로젝트별로 다르지만 해저케이블 사업의 수익성이 높은 만큼 좋은 조건과 포지션이라면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해외 해저케이블 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현재 7~8% 수준인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점유율을 내년에는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S전선 직원들이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안 턴테이블에 감겨있는 해저케이블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S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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