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최장수 CEO 이승한 회장 전격 사임… 15년 홈플러스 내려놓은 이유는

입력 2014-08-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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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ㆍ연구에 집중” …1999년 홈플러스 첫 발 뗀 뒤 50배 키운 입지전적 인물

▲이승한 회장이 16일 홈플러스데이에서 자신의 창조경제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유통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홈플러스의 이승한 회장이 15년 만에 모든 직위를 내려놨다. 험난했던 한국 대형할인점 시장에서 15년 간의 장기집권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지난 8일 이 회장은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을 통해 사내 게시판에 모든 회사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는 글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재단 홈플러스 e파란재단 이사장 , 테스코·홈플러스 아카데미연수원 회장 겸 석좌교수, 테스코그룹의 경영자문역 등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은 “그동안 쉼표없이 살아오면서 미처 돌보지 못했던 건강을 회복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고 싶다”면서 사퇴 이유를 밝혔고, 홈플러스는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의지가 강해 사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주변에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1년 전 도성환 현 사장에게 경영을 맡기고 이선으로 물러날 때만 해도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임이 필립 클라크 영국 테스코 회장 겸 최고경영자의 퇴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 영국 테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6% 감소한 5561만 달러를 기록하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일선 후퇴 후 테스코 경영자문역 자격으로 클라크 회장과 가깝게 지냈던 이 회장으로서는 여간 부담이 아니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녹록치 않은 국내 상황도 사퇴의 이유일 수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단 1개의 신규점포도 열지 못하는 등 정부 규제로 인해 저성장 국면에 빠졌다.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 결국 모든 직위를 내려놓게 한 직접적이 이유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이 회장을 잘 알고 있는 주변에서는 그의 이번 퇴임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만학의 꿈을 안고 보스턴으로 떠날 때 부터 이미 계획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여전히 그를 필요로 하지만 이 회장에게는 새로운 꿈이 있다”며 “한국의 창조경영을 학문적으로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고, 회사 경영과 이를 병행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에 그만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성품 중심의 ‘인성 리더십’ 설파에 매진했고, 지난해 보스턴대학은 이 회장의 경영이론을 학부 교과과정에 반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보스턴에서 기자와 만난 이 회장은 “보스턴대 근처에 숙소를 잡고 매일 새벽 3시까지 구체적인 사례를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작업을 해왔다. 숙소 벽에 '교육보국'이라는 글을 붙여놓고 ‘K-에듀(edu)’의 장을 여는 불씨를 피우기 위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홈플러스가 설립된 1999년 삼성테스코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아 출범 당시 점포 수 2개로 시작했으나 , 점포수 106개로 50배 이상 키웠고, 매출액 10조원에 육박하는 할인마트 업계 2위 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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