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형제 간 골육상쟁 원인은 ‘갈등과 불신’

입력 2014-07-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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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사장,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부사장(왼쪽부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PG장(부사장)이 형과 동생을 겨냥한 검찰 고발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효성 3형제간 골육상쟁의 원인으로 갈등과 불신을 꼽고 있다.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10일 효성그룹 계열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최현대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은 효성그룹의 부동산 관리를 담당하는 계열사다.

명목상 피고발인은 두 계열사 대표이사인 최현대씨지만, 두 회사 최대주주인 형과 동생의 배임·횡령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준 사장은 트리니티 지분 80%, 조현상 부사장은 신동진 지분 80%를 갖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고발장에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조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자금을 대여하고 신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100억원대의 손실을, 신동진 역시 부실 계열사 인수 등의 과정에서 회사에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3형제의 난(亂)’은 서로 다른 경영스타일에서 비롯된 갈등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전 부사장은 2006년 효성의 중공업PG장으로 부임한 뒤 내수 위주 사업구조의 변화를 꾀했다. 이에 저가정책을 앞세워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고, 중공업부문 매출을 2007년 9980억원에서 2012년 2조6149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저가정책에 매출 규모는 키웠지만 중공업부문 영업실적은 2011년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와 관련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두고 아버지와 형제 등 가족간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실망한 조 전 부사장은 자신과 자녀가 보유한 효성 지분 전량을 지난해 처분했고 효성 부사장에서도 사임했다. 이로 인해 오너 일가 지분율이 33%에서 26% 떨어져 그룹 지배력이 낮아지자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는 평가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법률가로서의 전문성과 효성에서 축적한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법무법인 ‘현’을 국내 최고 전문성을 갖춘 법률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이 물러난 이후 국세청과 검찰이 그룹 내부의 상세한 내용까지 파악한 채 세무조사와 수사에 나서면서 조 전 부사장이 제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조 전 부사장이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토요타와 신동진, 트리니티에셋메니지먼트 등 4개 회사의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이를 토대로 검찰 고발에 이르렀다.

조 전 부사장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그룹 내 불법행위를 바로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그룹을 떠나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려고 했다”며 “하지만 저들은 이러한 나의 진의를 왜곡하고 음해해 왔으며,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나에게 뒤집어씌우려는 등 내가 정당하게 독립해서 바르게 새출발하는 삶을 살려는 것을 방해하고 나를 저들의 불법행위에 얽어매려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효성 측은 “적법한 경영판단에 따라 이뤄진 계열사의 정상적 투자활동으로 검찰 조사에서 적법하다는 것이 소명될 것”이라며 “경영에 이사로 참여했던 사람이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퇴직하고 나서 몸담고 있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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