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삼성과 도시바의 3D 메모리 경쟁 -이즈미야 와타루 산교타임즈 대표

입력 2014-07-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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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웬일인가. 이런 발주는 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반도체 설비 투자가 저조했어서 이를 만들어낼 설비나 인원이 빠듯하다. 이런 규모의 발주는 정말 반갑지만 납기를 생각하면 밤에도 잠이 안 온다.”

일본의 어느 반도체 전 공정의 장치 제조업체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이 분야의 투자에 선풍을 일으킨 것은 뭐라해도 대만 TSMC의 팹 14의 투자가 재개된 데 따른 것이다. 이 300mm공장은 20나노미터 세대의 배선 공정이나 더블 패터닝 기술을 그대로 16나노미터 세대에 적용할 수 있음을 알렸다. 그럼에도 필자가 들은 그 장치 메이커가 수주한 물량은 터무니없는 규모여서 납기를 맞추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반도체 업계의 세계적인 단체인 SEMI 또한 반도체 제조 장치 투자가 급격히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SEMI는 2014년에는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2015년에는 사상 최고의 투자 기록을 세울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설비 투자는 최근 몇년간 5조엔 대에서 멈춘 상태였다. 반도체 생산액이 30조엔 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다. 그래도 역시 설비 투자가 이끄는 업계인 만큼 생산액의 15%에서 20%는 일정하게 돈을 들이지 않으면 이 산업은 계속할 수 없다. 대만 TSMC의 설비 투자 재개에 이어 한국의 삼성전자도 적극적인 투자로 전환할 것은 자명하다고 알려졌다. 어쨌든 반도체 설비 투자는 약 5조엔 중 인텔, 삼성, TSMC의 3사에서 60%를 차지한다고 추정되며 이 3사가 어떻게 대처할지에 장치 업계와 재료 업계의 생산 계획이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본에서도 대규모 투자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미국 샌디스크와 공동으로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5000억엔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공장을 새로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클린룸 총 2만7300㎡, 15나노미터 프로세스에 의한 최신 미세화 대응 라인이 도입된다. 특징적인 것은 3차원 구조의 프로세스를 완성시켜, SSD와 데이터 센터에 도입되는 서버 전용 스토리지로서 대용량의 신뢰도 높은 차세대 NAND형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NAND형 플래시 메모리의 주용도인 스마트폰,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용이 아닌, 발전소나 기업의 물류센터, 또한 각종 통신센터 등 사회 인프라에 주로 사용되는 칩을 양산하는 것이다.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도 중국 시안에 비슷한 규모의 3D 메모리의 최첨단 공장을 최근 가동시켰다. 삼성전자는 이미 샘플 출하를 시작해 마케팅 측면에서는 도시바에 한 발 앞선 셈이다. 그러나 삼성의 라인은 아직 다단 적층화 기술 및 대용량화의 관점에서 제조 제품 비율이나 제품 비용 등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한다. 삼성을 쫓아가는 형국인 도시바는 기술적으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 삼성과 세계 정상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소니의 반도체 설비 투자는 전년도와 거의 비슷한 650억엔이다. 소니는 이 중 70%에 상당하는 450억엔을 CMOS 이미지 센서 양산으로 돌릴 계획이다. 소니의 경우 양산 거점인 구마모토를 중심으로 가고시마, 나가사키에서 이 제품을 다루고 있지만 얼마 전 르네사스에서 취득한 야마가타현 쓰루오카 공장을 이 제품 라인으로 전환해 월 생산 능력을 현행 6만장에서 7만5000장으로 늘릴 방침이다. 소니는 CMOS 이미지 센서 분야에서 독보적인 33%(2위는 미국의 옴니비전으로 1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매우 오랫동안 반도체 제조 장치 업계는 맥이 풀려 있었다. 그것은 반도체가 성장 못하고 투자도 주춤했기 때문이지만, 최근 들어 나타난 설비 투자 증가 기운은 많은 장치 메이커들에게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한다. 필자는 30 몇 년간 반도체 업계를 지켜봐왔지만 대체 왜 이렇게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한지는 아직도 분석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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