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슬람인들의 신성한 음식, 할랄(halal)푸드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원 이사장

입력 2014-06-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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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로 할랄(halal)은 ‘허용할 수 있는’이라는 의미이며, 이와 상반된 개념으로 ‘하람(haram)’이 있다. 할랄은 허용된 음식이라는 뜻으로, 보다 넓은 개념으로는 허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같은 맥락으로 하람은 금지된 모든 것을 말한다. 종교적 차원을 넘어 종교가 곧 삶인 이들이 무엇을 지키고 금기시하는지 알아두는 것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구촌에서 존중과 배려의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금지된 식품, 하람으로 규정된 식품은 무엇일까? 잘 알려져 있듯 무슬림은 돼지고기와 돼지의 부위로 만든 모든 음식을 먹지 않는다. 도축을 하지 않고 죽은 동물의 고기나 썩은 고기, 육식하는 야생 동물 고기도 먹지 않는다. 메뚜기를 제외한 곤충, 개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 당나귀, 노새, 말 또한 금지한다. 대체로 비늘이 있는 모든 물고기는 할랄이며, 해산물을 먹는 것은 허용하지만 무슬림 사이에서도 이 부분에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새우와 가재, 게, 조개 등 모든 갑각류를 하람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고기를 도축할 때도 할랄만의 독특한 방식이 있는데, 종교적 의식을 치르면서 예리한 칼을 이용해 한 번에 경동맥과 숨통을 절개한 후 피를 모두 뽑아낸다. 이때 도축 직전 가축은 병들지 않은 깨끗한 상태여야 한다. 이러한 방법에는 인류의 지혜가 숨어 있다. 이는 가장 고통을 주지 않고 도살하는 방법 중 하나이며, 세균 번식을 막아 보존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할랄식 도축과정을 거친 고기는 부드럽고 맛이 좋아 할랄 고기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도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무슬림의 주식은 빵이다. 빵과 더불어 주요한 음식으로 육식이 있다. 캅사는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와 함께 조리한 쌀 요리로 다양한 양념과 샐러드를 곁들여 먹는다. 잘 알려진 케밥은 꼬치에 끼워 구운 고기를 의미하며 유목생활을 하던 몽골인이 빠른 시간 안에 이동하기 위해 간단하게 만들어 먹은 음식이다. 케밥에는 첼로 케밥, 주제 케밥, 머히 케밥 등이 있다. 첼로 케밥은 양고기를 다져서 요리한 쿠비데와 양고기를 얇게 베어 구운 바르그가 있다. 주제 케밥은 닭고기를 꼬치에 끼워 굽는 요리로 우리나라의 닭꼬치와 흡사하다. 머히는 생선이라는 뜻으로 생선을 통째로 굽거나 토막을 내 꼬치에 끼워 구운 음식이다. 대개 해안 지방에서 보편화된 음식이다. 이와 유사한 ‘코프타’는 잘게 다진 양고기에 여러 가지 양념과 재료를 섞어 버무려 소시지 모양으로 구운 것이다.

무슬림은 커피와 차를 즐겨 마신다. 커피는 무슬림들이 커피 수출로 유명했던 예멘의 모카 항구를 통해 인류에 보급시킨 음료다. 기록에 의하면 1511년 이슬람의 성지 메카에서 성지 순례자들에게 커피를 팔았던 것으로 나온다. 이후 커피는 성지 순례자들에 의해 이집트·시리아·이란·터키 등지로 퍼져 나갔다. 무슬림은 커피가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회복시키며 열을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즐겨 마셨으며 도시 곳곳에 커피점이 성행했다. 커피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퍼진 또 다른 이유는 술을 금지하는 이슬람법 때문이다. 이슬람에서는 음주를 금하기 때문에 술을 대신할 음료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곧 커피였으며 선술집과 같은 사교장소를 대신한 곳이 커피점이었다.

커피와 함께 차도 무슬림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기호식품이다. 차는 19세기 이후부터 서구 열강의 식민지 정책과 더불어 소개돼 이슬람에 널리 퍼졌다. 무슬림은 ‘샤이’라고 불리는 차를 보통 두세 잔 계속해서 마신다. 차는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끓이는 시간과 첨가하는 재료가 다르다.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박하 잎을 넣어 박하향이 나는 ‘나으나으’다. 보통 차에는 많은 설탕을 넣어 달게 마시는데, 이는 설탕이 더운 날씨에 지친 몸의 피로를 회복시켜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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