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김수현 ‘장백산’ CF 논란, 왜 심각할까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06-2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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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왼)-김수현(사진 = 뉴시스)

우리 드라마와 K-POP의 위상은 ‘한류’로 설명된다. ‘문화강국’이란 칭호를 얻게 해준 한류는 일시적 현상을 넘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푸른 눈의 외국인은 물론이고, 과거 우리 민족을 지배했던 중국, 일본인들도 우리의 스타들을 보며 울고 웃는다. 그런데 해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류가 신중하지 못한 스타들의 언행으로 비틀대고 있다. 문화 현상이 외교 문제로 변질되고, 지나친 상업주의는 반한 감정에 불을 붙였다. 자국민 비하, 역사 왜곡 등 민족의식이 결여된 문제점도 다수 제기된다.

톱스타 전지현과 김수현의 최근 ‘장백산’ 논란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장백산은 백두산의 중국식 이름이다. 북한과의 협의에 의해 백두산의 절반을 소유하게 된 중국은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동북공정’의 무서운 논리가 숨어 있다. 중국은 2002년부터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국가적 연구 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고구려, 발해 등 우리 민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중국의 역사로 흡수될 위기가 제기됐다. 경제, 군사적으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이 힘의 논리를 제기한다면 그 첫 번째 희생국은 우리나라일 가능성이 높다.

전지현, 김수현 측에서 제기한 “몰랐다”는 발언의 심각성이 여기서 나온다. 수십억 원에 달하는 광고료는 차치하더라도 자신이 광고 모델로 나서는 제품이 가질 사회적 영향력, 한국과 중국의 문화 차이로 인한 오해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책임감 없는 처사이다. 예를 들어 원산지가 ‘다케시마’로 표기된 현지 생산물을 일본에서 광고하는데 모델로 나섰다면 그 비난은 예상할 수 있다. 부주의와 무책임은 무지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동북공정 논란에 전지현, 김수현이 불을 붙였다. 역설적으로 전 국민적 관심을 일으켰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혹자는 장백산 표기 자체를 역사 왜곡으로 비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다. 물론 장백산이 예전부터 백두산의 또 다른 이름으로 명명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중국 내에서 장백산을 백두산이라고 표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검열 대상에 포함시켜 놓은 것을 봤을 때 이는 단순히 표기법을 넘어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차지하려는 검은 작업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각각의 사실들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현재와 미래를 바꾼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 비대해진 한류는 그 어느 때보다 이슈 양산에 적합하다. 웃고 즐길 수 있는 문화의 힘은 신중함과 책임감이 뒷받침됐을 때 가능하다. 우리 연예인 모시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새로운 한류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이다. 이럴 때일수록 돈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다시금 곱씹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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