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진의 이슈通] 최태원 SK 회장의 아쉬운 두 가지 선택

입력 2014-05-08 10:48 수정 2014-05-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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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을 받은 등기임원의 보수 공개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세간의 비난 여론 대부분은 재계 총수들에게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급기야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총수로 지목된 최태원 SK 회장은 보수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최 회장은 지난 3월 31일 연봉 공개 직후 올해 보수뿐만 아니라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은 이보다 앞선 3월 4일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하며 ‘백의종군’의 뜻을 전할 당시 이러한 마음을 굳혔다는 게 SK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번엔 작년에 받은 급여, 상여금까지 모두 반납하겠다는 두 번째 결정인 셈입니다.

최 회장이 SK, SK이노베이션, SK C&C, SK하이닉스에서 작년에 받은 급여는 94억원입니다. 여기에 상여금 명목으로 SK하이닉스를 제외한 3개 기업에서 207억원을 받아 총액은 301억원에 달합니다.

고액 연봉으로 논란이 된 총수는 최 회장 말고도 몇 명 더 있습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낸 GS건설에서 17억여원을 받아 논란이 됐습니다. 허 회장은 논란이 커지자 올해 GS건설로부터 보수를 한 푼도 받지 않는 ‘제로 연봉’을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7월 고액연봉 논란으로 물러났다가 최근 경영에 복귀한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56억원을 웃도는 연봉과 퇴직금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비난의 화살이 유독 최 회장에게 쏠리는 것은 적절치 못한 두 가지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를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 회장과 김 회장은 비슷한 시기에 오랜 기간 재판을 받느라 경영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 회장은 작년 1월 법정구속됐고, 김 회장의 경우 2012년 8월 구속된 후 건강 악화로 올 3월까지 줄 곧 병원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작년 급여 내역서에 최 회장보다 더 많은 액수가 찍힌 총수는 김 회장입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건설을 비롯한 계열사에서 받은 331억원 중 급여 200억원을 자진 반납했고, 상여금 131억원만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실을 3월 31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명시했습니다. 연봉 공개에 앞서 급여를 계열사에 되돌려 줬다는 뜻입니다.

최 회장도 작년 1월부터 수감생활으로 경영활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급여를 포기했어야 맞습니다. 최 회장이 받은 상여금은 2012년도의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급 성격이 강합니다. 2012년은 SK그룹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수출 60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해입니다.

최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논란이 됐던 작년 보수가 아닌 올해 급여와 지난해 성과급을 먼저 포기한 것은 실형 선고 이후 연달아 일어난 부정적인 여론에 경황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반납 시점 역시 보수가 공개된 이후인지라 진정성에 오히려 흠집이 났습니다. 지난 2월 대법원 실형 확정 판결 이후, 진작 자신의 보수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면 오히려 분위기를 반전시켰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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