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통념을 뒤집은 엘론 머스크

입력 2014-04-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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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우치 가즈마사 ‘엘론 머스크’

‘엘론 머스크’. 익숙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페이팔, 테슬라모터스 전기자동차, 상업용 우주로켓 스페이스X, 고속 충전소 슈퍼차저 스테이션 창업자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우선 42세의 나이에 이처럼 연속적으로 창업에 성공한 점이 놀랍다. 한두 번 정도 창업에 성공하고 나면 엄청난 돈을 손에 쥐게 된다. 여유 있게 살 수 있는데 꿈을 향해 치열하게 자신을 밀어붙이는 열정이 놀랍다.

우리는 통념적으로 ‘그건 안돼’라는 생각을 갖고 산다. 엘론 머스크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든 통념을 의문의 대상으로 삼아 버리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엄청난 돈을 투입해 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엘론이 전기자동차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다음 뛰어든 분야는 상업용 로켓이다. 그의 질문은 간단명료하다. “로켓 제작비용이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가?” 아마도 이런 질문의 답은 거의 정해져 있을 것이다. 이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특별하니까.

NASA는 우주용 로켓은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암묵적 관념을 수십년 동안 성역처럼 지켜 왔다. 엘론의 기본 가정은 이를 뒤집는다.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오는 로켓’을 만들자는 것이다. 로켓을 소모품이 아닌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가정한 셈이다. 그 결과 로켓 제작비용은 현재 기준으로 75%나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는 “로켓에서 동력원이나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로켓을 재사용한다면 지금보다 100배나 싸게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한다.

우리 사회에도 성역이란 것이 참으로 많다. 그런 성역들은 대부분 암묵적 가정 위에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우주 로켓업체들도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을 때는 실비정산법으로 지불 방식이 결정된다. 업체로서는 비용을 절감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한국도 예산을 쓰는 부분 중 이런 분야가 많을 것이다. 관료적 거대 우주기업들이 엄청난 자원을 낭비해 온 셈이다. 어디 우주기업들뿐이겠는가. 엘론 머스크는 “우리 비즈니스의 첫 번째 목표는 로켓 제작회사에 오래 만연해 온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산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가 예산을 배정해 주는 방식으로밖에 진행할 수 없는 분야가 있는가? 그렇다면 엘론에게 한 수 배우기를 권하고 싶다. “우주산업과 전기차 개발이야말로 벤처기업이 해야 할 일이다. 두 가지 모두 신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또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산업이다. 기존 산업계에서 이를 진행하기란 무척 어렵다. 그러니 벤처에서 시작해야 한다.”

참으로 신선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현재와 과거를 중심으로 보면 문제 해결책을 찾기 힘들고 설령 찾더라도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뿐이다. 그런데 미래에서 현재를 바라보면 획기적 방법들이 나올 수 있다. 우리도 점점 비용이 많이 드는 사회로 가고 있고, 되는 것보다 안 되는 이유를 더 자주 찾는 사회로 가고 있다. 단 한 명의 젊은 사업가가 사업 세계를 어떻게 바꿔 나갈 수 있는지 읽고 충격 받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안전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우리 사회에 “이렇게도 한 평생을 살 수 있구나”라는 자극을 줄 수 있는 멋진 인물이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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