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위키드’ 옥주현ㆍ박혜나, 초록마녀 엘파바로 우뚝 서다 [스타인터뷰]

입력 2014-04-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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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공연마다 최고의 여배우만이 선다는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 역에 옥주현, 박혜나가 발탁됐다. 오리지널 연출진이 직접 선택한 두 여배우는 지난 4개월여 동안 온전히 초록마녀로 변신해 무대를 채웠다. 그리고 11일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 ‘위키드’의 무대가 의미 있는 100회를 맞았다. ‘위키드’는 익히 알려진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 상상력을 더해 초록마녀 엘파바와 하얀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기를 담아낸 블록버스터 뮤지컬로 옥주현과 박혜나는 초록색 피부를 지닌 탓에 별종 취급을 받으며 외로운 환경에서 자신을 둘러싼 마녀 사냥에 대항하는 용기를 지닌 주인공 엘파바를 각자의 색깔로 소화해 호평받았다.

▲박혜나(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 박혜나

박혜나가 엘파바 역에 캐스팅됐다는 건 놀라움 그 자체였다. 당시만 해도 대중에게 생소한 박혜나는 ‘위키드’를 통해 2006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대형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정신이 없어서 잘 못 느꼈는데, 최근에야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느껴요. 저한테는 꼭 필요한 일이었거든요. 일상으로 반복해 왔던 일인데 잘 되니까 정말 감사했죠. 뭔가 베풀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박혜나는 오리지널 팀이 진행한 오디션을 통해 제작진의 눈에 띄었는데, 그 이유는 극중 인물 엘파바와 닮은 듯한 그녀의 타고난 천성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스스로 저는 늘 소심하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은 면도 있나 봐요. 일례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를 부르는 장면을 위해 천장으로 공중부양해야 하는데 두려울 수도 있지만, 솔직히 그렇지 않더라고요. 두려움을 갖는 순간 두려움이 커지고, 그건 기회를 빼앗겨 버리기 때문에 아까워요.” ‘위키드’의 가장 사랑받는 넘버 중 하나인 ‘디파잉 그래비티’는 그녀의 폭발적 성량과 탄탄한 가창력을 잘 드러내는 곡으로, 박혜나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인터뷰 내내 겸손한 면모를 엿보였던 그녀는 “처음으로 인정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 게 바로 노래”라며 자신의 가창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그녀는 엘파바 역에 더블 캐스팅된 옥주현에 대해 언급했다.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사람이죠. 컨디션 조절도 잘하면서 무대를 완수하죠. 자기만의 엘파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매력적인 배우구나’라고 느꼈어요. 심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뮤지컬 '위키드'의 옥주현.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 옥주현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의 ‘위키드’를 보며 무대에 서길 갈망했다. 그리고 옥주현은 100회를 맞이한 국내 초연 ‘위키드’ 무대에 주역으로 선다. “100회 무대라니 신기하고 영광스러워요. 저는 늘 공연 전에 기도해요. 모두가 처음 가는 길인 것처럼 설레고 조심스럽고, 또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그동안 유럽 뮤지컬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에서 우아함을 지닌 여성을 표현해 온 옥주현은 ‘위키드’에서 온몸에 초록색 칠을 하고, 빗질되지 않은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등장한다. “많이 수월해졌어요. 때로 몇 번씩 다시 세수를 하고 칠할 때도 있죠. 너무 건조해 살갗이 아플 때도 있지만, 점차 그 요령을 찾는 과정에 있어요. 스스로 제 몸에 색을 칠한 다음, 공연 직전에야 손바닥까지 칠한답니다.”

여배우로서 무대 위에서 예뻐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온전히 캐릭터 속에 녹아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뿐이다. 스스로 소리에 민감하다는 옥주현 더욱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집중하고 있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진 지 오래. 10년차 뮤지컬 배우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최근 발레를 시작하게 된 것도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아이돌도 실력과 쌓아온 경험이 있다면 무대에 설 수 있어요. 하지만 뮤지컬을 위한 기본기는 다르죠. 저도 그런 부분을 다시 채우고 싶어 레슨도 꾸준히 받아요. 본격적 연습에 돌입하기 전에 출연진이 모두 함께하는 웜업(Warm-up·준비운동)이 왜 중요한지도 뼈저리게 느끼고요.” 옥주현은 타인을 잘 관찰하는 습관으로 연기 공부를 삼는다. 함께 출연하게 된 박혜나의 강점도 빼놓지 않는다. “스스로를 들여다볼 줄 아는 배우, 끊임없이 고민하는 배우예요. 자기 몸 하나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도 챙길 줄 알고요. 연극 무대도 해 왔기에 그 연기의 토대가 남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이꽃들 기자 flower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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