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진퇴양난' 안철수, 다음 카드는?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당론을 뒤집고 6ㆍ4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무공천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안철수 공동대표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하루동안 전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 기초선거 정당공천 여부를 다시 물은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이날 오전 공식 발표했다.
이석현 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이 53.44%,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가 46.56%로 나왔다"고 밝혔다.
기초선거 공천 재검토 결과가 '공천 유지'로 결정됨에 따라 통합의 명분이 부정돼 안철수ㆍ김한길 대표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새 정치'라는 이미지가 훼손될 뿐만 아니라 2010년 서울시장 선거ㆍ2012년 대선ㆍ독자정당 포기 등 또 한번의 결정적 순간에서 '철수'를 반복하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표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정치 생명을 걸고 무공천을 관철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기초선거 공천 잼검토 결과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수치가 엇갈려 '무공천 관철파'나 '공천 회군파' 어느 쪽이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논란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당원투표의 경우 '공천해야 한다'는 견해가 57.14%로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 42.86%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여론조사에서는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50.25%로,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49.75%)를 약간 앞섰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6·4지방선거의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기호 2번으로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기초선거 정당공천 공약 파기 문제'는 쟁점으로 부각되지 못하게 됐다.
안철수·김한길 두 대표는 당초 '기초후보 무공천'을 통합의 명분으로 삼았고, '무공천 관철'을 주장해왔으나 친노(친노무현)계를 비롯한 당내 강경파들의 요구에 밀려 당론 재결정 절차를 밟았고 결국 당론을 변경하게 됐다.
지방선거를 55일 앞두고 새정치연합이 뒤늦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키로 급선회함에 따라 옛 민주당 출신과 안 대표측의 통합에 따른 후보지분 배분논란 등 공천작업에 진통이 예상된다.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 뿐만아니라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1대1 구도로 맞붙게 돼 선거전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