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창업 긴급진단

입력 2006-05-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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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편의점협회에서 올해 편의점 수가 1만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업종의 점포 수가 1만개라는 것은 대단한 성과다. ‘1만개?’하면 보통 사람들은 어느 정도 분포되어 있는지에 대한 감이 잘 잡히지 않을 것이다.

행정구역상 읍면동이 3,570여개니까 평균 동마다 2.7개가 있는 셈이다. 눈만 돌리면 있는 약국이 2만 여개이고, PC방이 1만 8천여개 정도니까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은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다방이 4만 8천여 개로 가장 많다.

이렇듯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은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할수 있다. 지난 89년에 편의점이 도입된 이후 96년까지는 프랜차이즈 사기 사건이 많았던 시기였다. 선진 외국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기업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풍토에서 편의점은 대부분 대기업들이 런칭한 업종이기 때문에 창업자들이 안심하고 가맹한 것이 첫 번째 성장배경이다. 또한 일단 업종 자체 이미지가 깨끗하고 거주지와의 근접성에 민감한 주부들의 창업선호도에 잘 맞아 떨어진 이유도 있다. 실제로 편의점주 가운데 여성점주 비율이 38%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게다가 편의점들은 매년 상권분석을 전문 업체에 의뢰해서 이를 바탕으로 출점 전략을 짜기 때문에 폐점율이 다른업종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 2005년 치킨, 생맥주 등 일부 업종의 폐점율은 25%를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지만 편의점 폐점율은 1%에 그쳤다.

그러나 가맹점 수가 계속 늘어나니까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칫 통계적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 1만개 돌파가 중요한게 아니라 창업해서 돈 벌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느 업종이 잘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폐점율(연간 몇 개나 폐업했는가)을 가지고 판단하는데 언급한 바, 편의점은 1%로 나타나 있어서 일단 아주 양호한 수치다

하지만 몇가지 사항을 더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05년 신규 출점은 1,360여개였지만 누적폐점이 530여개에 이fms다. 보통 창업 후 3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 3년차 생존율이 20%, 10년 이상은 5.3%에 불과하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편의점의 손익분기점은 브랜드마다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일 매출 130만원 전후로 보면 되는데 실제로 일매출 140만 원 이하가 40%에 육박하며, 그 중 문을 닫아야 할 한계 매출인 100만원 이하도 13%나 된다.(2005년 말 기준) 따라서 창업하려면 이러한 데이터를 확인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편의점 가맹방법은 순수가맹점과 위탁가맹점으로 나뉘는데, 순수가맹점은 가맹에 필요한 금액 전체를 창업자가 부담하는 것이며, 위탁가맹점은 본사가 오픈해서 일정금액을 보증금으로 받고 위탁해서 운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순수가맹점은 점포임대료를 포함하여 약 2억원 정도 예상하면 되고, 계약기간은 5~10년, 매출이익의 70%가 가맹점 몫이며 위탁가맹점은 3천~5천 정도 들고, 계약기간은 1~2년, 매출이익의 35%정도를 가맹점 수익으로 보면 된다.

편의점의 상권분석 능력이 대체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입지는 본사가 사전검토를 잘 해 주지만, 현재 가맹점들의 입지를 분석해 봐도 해답이 있다. 현재 편의점 입지는 주택가(36%), 상가(22%), 역세권(19%) 순이다. 따라서 5천세대 이상 아파트 초입의 근린상가가 최적상권이라고 보면 되겠고, 경험으로 보면 약국자리가 최고로 좋은 입지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편의점 창업을 지금해도 괜찮을까? 물론 정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지난 1년동안 여러 가지 데이터를 종합해서 분석해 볼 때, 편의점의 포화점포 수는 8,500~9,500개 정도다. 지금 시작하려는 분들은 입지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브랜드별로 본사가 좀 까다롭게 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이모저모 잘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일본에서는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영업시간 단축도 고려중이고, 통상 매출을 이끌어주는 술, 우유, 라면 등으로 한계가 있어서 신선식품 판매, 택배전진기지 활용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는 점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냥 쉽게 얘기하면 신설상권과 같은 특수입지가 아니라면 지금 편의점을 창업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형석(leebangin@gmail.com)

비즈니스유엔 대표컨설턴트

창업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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