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이후 고액권의 화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3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화폐 발행잔액은 6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5만원권이 7조9000억원 늘었다.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6.6%로 전년에 비해 3.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00년 이후 권종별 발행잔액 비중을 보면 2008년 이전까지 1만원권 비중은 91~93% 내외를 유지했다. 그러나 5만원권 발행 이후 크게 하락하고 5만원권 비중은 상승했다.
기존 고액권인 1만원권 수요가 5만원권으로 대체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1만원권과 5만원권을 합한 결과, 고액권 비중은 2009년 말 93.7%에서 2013년 말 95.8%로 완만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권 비중의 증가는 5만원권의 최초 발행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아 기존 1만원권과 자기앞수표 대체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기인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화되고 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경제주체의 화폐 보유성향이 크게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액권 중심의 화폐수요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에서도 공통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화폐액면체계가 변경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유럽, 일본 및 캐나다 등 주요국에서도 우리나라의 5만원권보다 높거나 유사한 가치를 지닌 고액권이 전체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이후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