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개혁회의 준비 또 ‘미흡’… 대통령 의중 못 읽어

입력 2014-03-17 08:33 수정 2014-03-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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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준비상황 보고받고 마음에 안 든 듯… “민간참여 늘려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직접 주재하기로 했던 규제개혁장관회의가 하루 전인 16일 돌연 연기되면서 뒷말을 낳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애초 17일로 예정된 규제개혁장관회의의 참석자 범위를 기업과 민간 등으로 더 넓혀 오는 20일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확대규제점검회의로 변경해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 일정과 형식이 갑자기 바뀐 것을 두고는 “규제 관련 부처의 장관들이 중심이 돼 규제개혁 제도개선을 보고하고 토론하는 방식보다 규제 수요자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공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한 의지를 국민들께 보다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국조실의 판단이다.

참석자도 60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늘리고 회의 시간도 1시간30분에서 무제한 토론 형식으로 바꿨다. 언론에 회의 전 과정을 공개하겠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일정과 운영 방식을 변경한 건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16일 오후 회의 연기를 직접 지시했다”며 “단순히 정부의 의지만 일방적으로 전달해서는 안 되며,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어떤 애로가 있는지를 국민께 직접 들려드리고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회의 준비 상황에 대한 각 정부 부처의 보고서가 미흡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회의 연기가 발표된 건 16일 오후 5시 30분인데, 불과 2시간30분 전만 해도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회의에서 발표될 규제개혁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했다. 그동안 국무총리가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주재해 온 만큼 회의 준비도 국무조정실이 맡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식 회의 브리핑까지 한 마당에 몇 시간 만에 이를 뒤집은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그동안 암덩어리 같은 대통령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정작 회의를 준비한 정부는 개혁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회의를 준비 상황에 대한 정부 보고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최근 들어 ‘규제’에 대해 “쳐부술 원수이자 제거해야 할 암덩어리”라며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정작 정부는 그에 대한 후속대책을 제 때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오는 20일 열릴 회의에서 정부가 내놓을 규제완화 대책 등을 다시 다듬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토론 형식으로만 회의가 진행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규제완화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달 취임 1주년을 맞아 발표한 ‘경제개혁 3개년 계획’ 담화문도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초안을 직접 첨삭해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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