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

입력 2014-03-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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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슨커리 ‘리추얼’

사는 일에서 무슨 대박을 바랄 수 있겠는가. 이따금 이런 행복을 맛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은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나아가는 일이다. 이런 꾸준함이 시대와 맞물려 드물게 대박이라 부를 만한 행운이 자신에게 일어날 가능성도 조금 남아 있지 않겠는가. 그런 가능성에 문을 열어둬야 하지만 우리들 생활의 기초는 언제 어디서나 꾸준히 나아가도록 만드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

메이슨 커리의 ‘리추얼’은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는 부제에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주된 소재는 예술가들의 습관이지만 우리 역시 삶과 직업의 현장에서 예술가와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않고 자신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나아가게 하는 습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난 400년 동안 가장 뛰어난 창조자 161명의 습관목록에는 평범하지만 그 속에 엄청난 힘의 원천이 들어 있다. 저자는 그들의 습관이 지닌 의미를 이렇게 해석한다.

“일상의 습관은 하나의 선택 혹은 일련의 선택이다. 습관은 제한된 자원, 예컨대 시간은 물론이고 의지력과 자제력, 낙천적 마음까지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교하게 조정된 메커니즘일 수 있다.”

200여권의 과학소설과 서적을 저술한 아이작 아시모프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과자점을 운용하는 아버지가 평생 동안 새벽 1시에 문을 닫고 아침 6시 문을 열었던 일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나는 평생 동안 어린 시절처럼 살았다. 지금도 5시에 일어나고, 가능하면 일찍 일을 시작한다. 또 내가 견딜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일한다. 매일 그렇게 한다. 휴일에도 예외가 없다.”

다작으로 유명한 아시모프는 자신의 몸에 이런 시간표가 깊이 새겨져 있다고 고백한다. 노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그는 말한다. “나의 행복은 장시간 노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장시간 노동을 달갑게 받아들이며 평생의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미국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로 걸출한 업적을 남긴 트와일라 타프는 습관에 관한 한 대단한 인물이다. 자신의 습관을 체계화한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을 인상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자신만의 특별한 의식을 시작하곤 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뉴욕 맨해튼의 택시를 잡아타고 가까운 연습장으로 가서 2시간 동안 연습에 전념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습관은 택시를 잡아타고 연습장으로 가 달라고 요구하는 일이라 말한다. “내가 치르는 의식은 바로 택시다.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말하는 순간, 내 의식은 끝난다.”

그녀는 매일매일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그 시간이 되면 그 일을 해 버리는 것이다. 바로 이것에 대해 그녀는 “내가 새벽 5시 30분에 택시를 잡아타는 것은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친절하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아침에 택시 타기가 멋진 습관 가운데 하나이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녀에게 삶은 “반복적 일과들로 가득찬 무기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견실한 몇 가지의 습관은 정신적 에너지를 몸에 밴 반복 행위에 쏟도록 도와주고 감상의 폭정이 끼어들 틈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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