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광고폐지계획…국민 기만하는 것인가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03-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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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경재)는 지난 2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KBS가 제출한 현행 월 2500원의 수신료를 월 4000원으로 조정하는 수신료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의결했다. 이제 국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는 일만 남게 됐다.

KBS 수신료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 “KBS 연봉을 생각하면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직원의 57%에게 억대연봉을 지급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린다?” “쓸데없는 해외촬영, 민간방송과 차별 안 되는 프로그램 다 없애고 평균연봉 낮추면 수신료 안 받아도 될 듯” “KBS 수신료를 왜 내야 하는지 누가 좀 가르쳐 주세요” “말도 안 되는 수신료 60% 인상” 등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수신료 인상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뿐만 아니다. KBS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JTBC가 여론조사기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신료 인상 찬성은 19.8%에 그쳤고, 반대 의견은 73.4%에 달해 압도적인 수치를 드러냈다.

국민을 세뇌하듯이 KBS 매 방송프로그램 끝에 넣는 ‘KBS 수신료 현실화, 건강한 공영방송의 시작입니다’라는 자막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세뇌당한 것은 아닐까. 불과 며칠 전(2월 26일) 생활고에 시달리다 ‘공과금 밀려 죄송합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모녀의 안타까운 사건을 보고도 어찌 ‘국민을 위해서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라는 발언을 할 수 있었을까. 참으로 강심장이다.

▲사진=KBS

방통위와 KBS는 수신료를 올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근거로 광고 비중을 언급한다. 공영방송의 광고비중(41%)이 수신료 비중(38%)보다 높아 공영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까지 광고제로의 완전 공영제로 갈 것이라는 야심찬 포부(?)도 함께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KBS 광고축소 세부계획’이다. KBS는 어린이, 청소년, 가족 시간대 광고를 폐지해 광고 청정시간대로 편성 운영하겠다고 밝히며 2TV 평일 01~20시, 주말 01~12시 까지의 광고를 폐지할 것을 공식화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정한 방송광고 시급을 살펴보면 KBS는 광고료가 가장 높은 프라임 시간대 (평일 20시~24시, 주말 18시~23시30분)을 광고폐지계획에서 제외시켰다. 특히 어린이 프로그램 광고료의 경우 가장 낮은 광고료(15초 당 61만 5000원)를 지불하는데다 이는 프라임 시간대 광고료(15초당 약 1320만원)의 무려 1/20에 해당하는 수치에 불과하다. 광고료가 가장 낮은 시간대, 즉 광고수입이 극히 적은 시간대를 폐지하면서 ‘광고 청정시간대’라는 말까지 써가며 마치 엄청난 광고 수입을 포기하고 공영방송을 위하는 것처럼 비치게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사진=KBS

또 한 가지는 KBS 길환영 사장의 경영 마인드이다. ‘도대체 어떤 방송을 좋은 방송이라고 생각하시느냐’고 묻고 싶다. 지금 현 체제의 방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시청률에 급급한 방송뿐이다. 최근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종방연에서 “‘왕가네 식구들’은 수신료의 가치를 전하는 대표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수신료 인상에 힘쓸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시청률 저조라는 이유로 시트콤을 폐지하고 일일드라마를 편성했다. 첫 편성 드라마인 ‘루비반지’에 이어 ‘천상여자’도 막장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일명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두 자리 수의 시청률을 가뿐히 안겨줬다.

이뿐만 아이다. 경영적자라고 운운하면서 150억 원이 넘는 대작을 만들고 있다. 드라마 외주제작의 경우 방송사와 계약을 할 때 방송사는 제작비의 통상 50~60%를 지불한다. KBS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은 24부작으로 한 회당 약 6억 원의 제작비가 소요된다. 약 한 달간의 중국현지촬영으로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시청률은 한 자리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방송된 14회는 시청률 9.7%를 기록해 시청률 1%당 약 6185만원을 쏟아 붓고 있는 꼴이다.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도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중 최하위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시청자에게 외면 받는 방송이 좋은 방송, 공정성을 위한 방송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해 자신들의 경영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매년 적자에도 성과급 파티를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보훈복지공단, 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공기업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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