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파벌싸움 부조리 언제 사라지나

입력 2014-02-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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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귀화 안현수 놓고 “파벌 등 체육 부조리 뿌리 뽑아야” 거센 논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 그는 8년 만에 출전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3관왕(금3·동1)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이로써 안현수는 2006 토리노 대회에서 획득한 4개의 메달(금3·동1)을 포함, 개인 통산 8개의 메달(금6·동2)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안현수의 금빛 질주는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안겼다.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안현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 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체육계 파벌에 대한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현수를 러시아로 내몰은 체육계 병폐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면서 한때 대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 접속이 중단되기도 했다. 안현수는 토리노 대회 이후 부상과 소속팀 해체,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에 대해 안현수는 “파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귀화를 결정한 주된 원인은 아니다”라며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싶었고, 그것을 밀어주는 곳에서 마음 편하게 운동을 하고 싶어서 러시아에 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육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파벌 싸움, 편파 판정 등 체육계 부조리는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

유도는 용인대와 한체대·마사회의 3파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동포 4세 추성훈(39·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은 유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자 일본으로 귀화,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추성훈은 지난 2008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실력으로 넘을 수 없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었다. 판정까지 가면 항상 패했다”고 주장했다.

축구는 1980~90년대만 해도 고려대와 연세대 간의 파벌 싸움이 치열했다. 2002 한·일 FIFA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한 거스 히딩크(68) 이전까지는 파벌 싸움이 빈번하게 발생, 실력 위주의 선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는 태권도 선수의 아버지이자 사범이 심판의 편파 판정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당시 경기에서 아들 전모군은 경기종료 50초를 남기고 5대1로 앞서 있었지만 7차례 연속 경고를 받으며 역전패했다.

이에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문대성은 “한 사람의 자살로 수면 위로 올라왔을 뿐이지 과거에도 정말 많은 일들이 계속해서 있었다. 코치와 학부모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심판에게 로비한다. 나뿐만 아니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 괘씸죄에 걸린 친구들은 편파 판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같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한 부조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엘리트 체육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실과 감시 체계의 소홀을 지적하고 있다.

선수 육성 방향에서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 저변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엘리트 선수 육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와 파벌에 대해 “개인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문제)이기 때문에 빙상계에만 책임을 돌릴 수는 없는 성격”이라며 “빙상연맹 문제뿐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파벌과 조직 사유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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