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심야 자율영업? 신청점주 10명 안돼 ‘유명무실’

입력 2014-02-18 10: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이달 14일부터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6개월 영업적자를 기록한 편의점은 14일부터 심야시간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시행 3일이 지났지만 편의점 업계는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점포수 기준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CUㆍGS25ㆍ세븐일레븐ㆍ미니스톱 중 심야영업 중단에 대한 세부 기준을 17일까지 확정지은 곳은 한 곳도 없으며 신청자도 4개 업체를 통틀어 10명을 밑돈다.

개정 가맹법에는 6개월 간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매출이 영업비용보다 적은 가맹점 점주가 본사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하면 본사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그러나 점주들은 법안을 반기면서도 내용이 애매하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점주들, 장려금 중단·로열티 인상 압박… ‘호소’ = 실제로 현장에서는 극심한 혼선이 일고 있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당장 14일부터 심야 영업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본사에서 2달 가까이 심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4월 1일까지 기다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개정 가맹법은 시행 일자를 14일로 못박고 있으므로 이같은 행위는 위법이다.

이에 대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준비 과정에서 오간 얘기 중 하나일 뿐 실제로는 2주 안에 처리하는 쪽으로 결정됐다”며 “가맹점주의 의견을 최대한 빨리 반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24시간 영업을 전제로 판매장려금 등을 계약했던 점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미니스톱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매출이 좋지 못해 2년 동안 최저보장 지원을 받고 있다”며 “본사 직원이 계약서 장려금조항에 따라 (심야영업을 중단할 경우) 최저장려금을 100% 중단하고, 전기세 지원액은 현재의 80% 수준으로 줄이고, 로열티는 5% 인상하겠다고 말했다”고 호소했다.

미니스톱 역시 아직 세부 내용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로열티, 매출장려금 등 세부 내용은 본사가 점포마다 형편 고려해서 원만하게 협의할 계획”이라며 “세부 기준 등에 대해 최대한 빨리 결정할 수 있도록 논의를 계속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24시간 운영했기 때문에 제공했던 인센티브를 중단하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니지만,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각한 불이익을 준다면 위법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편의점 본사들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명확한 문서를 내놓지 않아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점주들은 대부분 영업사원과 구두로만 대화하며 각자 내용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늦게 나온 정부안 혼선 일으켜… 우리도 ‘난감’= 업계는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코리아세븐은 세부 내용을 확정해 점주들에게 안내 및 접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GS리테일은 가맹점주협의회 등 점주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BGF리테일, 미니스톱도 최대한 빨리 내용을 정리해 개정안이 빨리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혼란에는 정부 탓도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 가맹사업법이 2월 초에야 확정됐고 내용에 대해서도 혼선이 많았다”며 “개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실질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영업적자를 판단하기 위한) 비용 기준은 어떻게 잡을 것인지, 기존 계약은 유효하다고 봐야 하는지 등 실제 시행에 필요한 세부 지침이 전혀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반면 점주들은 24시간 영업 강제를 금지하는 제12조 3항은 지난해 8월 신설된 만큼, 준비가 안됐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 점주는 “개정안 얘기가 나온 것이 언제인데 발표 후 준비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심야에 문 닫으면 인센티브 줄인다는데 법은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며 “실제로는 여전히 24시간 영업이 강제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49,000
    • -0.75%
    • 이더리움
    • 5,272,000
    • +0.92%
    • 비트코인 캐시
    • 638,500
    • -1.31%
    • 리플
    • 725
    • +0.28%
    • 솔라나
    • 233,500
    • +0.43%
    • 에이다
    • 624
    • +0%
    • 이오스
    • 1,135
    • +0.8%
    • 트론
    • 156
    • +0%
    • 스텔라루멘
    • 148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700
    • -1.49%
    • 체인링크
    • 25,570
    • +1.83%
    • 샌드박스
    • 604
    • -0.8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