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건설 등 중견업체가 아파트분양가 상승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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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분양가 상승을 주도한 업체는 규모 면에서 열손가락 내에 드는 대형건설사들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우림건설 월드건설 신성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견업체들이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지역 비수도권 지방도시. 지난해 중반 이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지방도시에 공급된 분양물량은 분양을 거듭할 때마다 지역내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심지어 수도권 지역 분양가와의 차이도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의 분양가 조사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 매매가는 경기도와 주요 아파트 공급 지역인 경상남도와의 차이가 평당 300만원 정도지만 2004년 이후 분양물량의 분양가는 평당 150만원 안으로 좁혀졌다.

박준형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실장은 "기존 아파트 매매가를 대비할 때 지방 중소도시의 2004년 이후 2년간 분양가는 1.5배 이상을 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실수요가 부족한 지방 중소도시의경우 기존 아파트 매매가는 거의 오르지 않는데 비해 분양가 상승폭은 계속 이어질 전망인 만큼 분양가와 매매가와의 차이는 더욱 벌이절 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아파트 분양가, 중견건설업체가 '신기록' 모두 차지

지난해 부터 과속화된 기업도시, 혁신도시 호재가 잇달아 터진 지방 중소도시는 우선 '분양가 홍역'을 가장 먼저 치뤄야 했다. 대표적인 예가 화성시 봉담지구. 이 지역은 화성 동탄신도시 분양이 마무리 됨에 따라 후광효과를 노린 분양물량이 많은 지역이다.

지난해 5월 임광토건이 이 지역에 분양한 임광그대가 1,2단지 30~40평형대의 분양가는 평당 620만원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단 4달 만인 9월 동일토건과 신창건설이 분양한 아파트의 30~40평형대 분양가는 무려 평당 700만원을 넘어섰다. 특히 50평형대의 경우 평당 800만원대의 분양가를 선보여 사실상 동탄신도시와 맞먹는 분양가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은 당국의 규제가 약한 비수도권 지방도시로 내려가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는 스마트시티가 70평형대 이상 초대형 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15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려 놓았으며, 대덕테크노 밸리에 우림건설이 6개월 사이를 두고 분양한 '대덕필유' 1차와 2차는 평당 60만원 가량 분양가 차이를 나타냈다.

지난해 한해동안 7개 단지 3700여 세대가 공급된 경상남도 진해시의 경우 4월 중앙동에 (주)태영이 공급한 아파트 40평형대의 분양가는 평당 580만원 선이다.

하지만 3개월 후인 7월 대동건설이 공급한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600만원선에 진입했고, 10월에 아파트를 분양한 우림건설과 월드건설의 분양가는 평당 700만원을 넘어 수도권 분양가와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선 바 있다.

더욱이 월드건설이 분양한 자은동 일대는 입지여건 상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는데다 단지규모도 400세대 미만의 소규모 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분양가는 대량 미분양으로 이어지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진해시는 4000세대 가까운 아파트가 공급될 지역이 아니다" 라며 "투자수요를 노린 업체들의 과당경쟁 때문에 분양가만 올라가 결국 진해시 실수요자만 피해를 볼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분양가 아파트, 프리미엄 실적은 형편없어

이렇게 고분양가로 공급된 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업체가 '지역내 사상 최고 분양가'로 아파트를 분양하면 대부분 대량 미분양으로 이어지는 만큼 프리미엄 형성은 자연히 늦춰지기 마련이다.

우선 경남 진해시의 경우 2004년 7월 대우건설이 평당 560만원 선에 분양한 석동 푸르지오만이 평형별로 1000만 ~ 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을 뿐이다.

푸르지오가 위치한 석동은 기존 아파트값도 진해시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이같은 프리미엄은 자연스럽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올해 분양한 우림, 월드, 신성 등의 프리미엄을 살펴보면 1200세대 정도로 단지규모가 제법 큰 우림 '필유' 40평형대를 제외하곤 프리미엄이 한 푼도 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결국 이같은 고분양가 아파트는 건설업체만 좋은 일을 시킨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건설업체 입장에서 초기 계약률 저조는 큰 의미가 없다. 은행권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받아 건설비 충당문제에서 어려움이 없는 만큼 공사비가 당장 부족하지 않은 만큼 입주 때까지 천천히 팔면 된다는 생각인 것.

또 미분양을 털어내는 방식도 대부분 할인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고분양가 책정이 단지 마케팅 전략인가 하는 의문도 자아내고 있다.

실제로 진해시 자은동에 공급된 미분양 아파트는 샷시공사를 무료로 해주고 있으며, 다른 고분양가 미분양 아파트단지들도 분양가를 깎아주는 방식은 아니지만 옵션을 확대하는 식의 사실상의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가 상승도 마케팅 전략?

중견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상승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마케팅 차원이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우선 중견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대형건설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보편적인 상황이다. 특히 고급화면에서 대형 업체와의 경쟁은 사실 불가능한 실정. 하지만 분양가를 높히면 이같은 약점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감춰진 속내다.

분양가를 '지역내 사상 최고가'로 책정하면 고급 아파트란 점을 홍보할 수 있음과 동시에 높은 분양가로 인해 자연스레 언론에 오르게 되는 점을 노린다는 것. 주택시장이 일반 공산품시장과 달리 완전경쟁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2003년 경기도 광명시에 재건축 아파트를 공급한 H업체는 일반분양물량의 분양가를 광명시에서 최초로 평당 1000만원 선에 책정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물론 이 아파트의 분양 실적은 매우 저조했지만 업체로선 업체 이름을 시장에 뚜렷히 각인시킬 수 있는 마케팅효과는 톡톡히 건질 수 있었다.

즉 과거에는 중견업체가 대형업체와의 경쟁에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면 이제부턴 똑같은 분양가를 내놓고 공사기간 동안 천천히 해소하는 방식을 택하는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업체들의 '분양가 마케팅'은 결국 모든 피해가 아파트 수요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박준형실장은 "분양가 상승폭이 수도권보다 분양권 전매가 1년뒤 가능하거나 무제한 가능한 지방도시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며 "건설업체들이 계약금만 내고 전매를 노리는 투자수요를 겨냥해 분양가를 올리고 있어 결국 실수요자들만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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