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성장은 빠르다. 가수 유승우(17)은 소년에서 남자로 가는 길목에 섰다. 10일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빠른 열아홉’은 10대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훌쩍 큰 소년의 감성을 차곡차곡 담았다.
“새 노래를 들려줄 때는 항상 긴장되고 설레요. 어떻게 들어주실까,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타이틀곡 ‘입술이 밉다’는 짝사랑의 감정을 세련된 팝발라드로 녹여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자신의 입술을 탓하는 내용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동안 리듬감이 돋보이는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유승우는 약간의 변화를 시도했다. 음색과 창법에서 모두 성숙한 느낌이 물씬 난다.
“‘입술이 밉다’를 들으면 ‘유승우도 이런 노래를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드실 거에요. 목소리가 약간 변한 것 같아요. 변성기는 완전히 끝났지만 지난해 5~6월에도 목소리가 바뀌는 걸 경험했어요. 발성도 바뀌었고요.”
이번 앨범에도 유승우는 자작곡을 실었다. 지난해 싱글 앨범으로 발매해 음원 차트를 강타한 ‘유후’와 10대의 감성으로 이별을 표현한 ‘그날’ 등 2곡이다.
“이별 노래를 쓸 때는 소설을 쓰는 마음이에요. 흥얼거리면서 가사가 조금씩 떠오르면 거기서부터 스토리를 짜거든요. ‘그날’은 이별 가사지만 템포는 오히려 ‘입술이 밉다’보다 빨라요. 슬프면서도 슬프지 않은 느낌이죠.”
“앨범 활동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꾸준히 활동하느라 정말 시간이 없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앨범 준비도 하고 합주 연습도 해야했고요. 몸이 너무 피곤하니까 연애의 ‘연’자도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지난해 5월 발매한 데뷔 앨범 ‘첫 번째 소풍’은 그에게 만족감보다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는 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음악 작업을 하면 할수록 곡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고 깐깐해지는데 처음에는 그 점이 좀 모자랐던 것 같아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다 보니까 대중이 절 잊어버릴까봐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러다보니 제 음악관과 애정을 담기보다는 남이 주는 걸 노래하는 데에 그친 것 같아요.”
1997년 생이지만 빠른 생일이라 고등학교 3학년인 유승우는 내년에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또 한 번 인생의 커다란 분기점을 맞이하는 셈이다.
“제 또래에 하고 싶은 일을 아직 찾지 못한 친구들이 아직 많더라구요. ‘커서 뭘해야 되나’ ‘대학교를 가더라도 졸업하고 나서는 뭘 해야 되나’ 이런 걱정이 많은 시기인데 저는 무엇을 해야할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은 이미 손에 쥐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일찍 시작했으니까 정말 감사해야할 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