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호스피스의 행복조언 “자기답게 살고, 더 크게 웃으라”

입력 2014-01-03 10:5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도리스 트로퍼 ‘행복하라 지금부터’

앞서 걸어간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더 나은 삶을 향하도록 도와준다. 오랫동안 호스피스이자 작가로 활동해 온 도리스 트러퍼가 간호했던 환자들 가운데 7인의 삶을 담담하게 전하는 에세이가 ‘행복하라 지금부터’이다.

가식이 사라지고 사람이 솔직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때일 것이다. 7인의 삶을 통해 저자가 배운 교훈은 “자기답게 살고, 더 많이 사랑하며, 더 크게 웃으라”라는 것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삶의 교훈이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만나는 여러 도전 과제들이나 불편함은 살짝 시각을 달리하면 고난이 축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런 교훈을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가진 사람들의 삶에서 얻을 수 있다.

평생 일중독자로 살았던 54세의 프리드리히 씨는 작가의 동창생 아버지다. 그는 완벽하게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언젠가는 회사를 운영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람이다. 중환자실에서 프리드리히 씨는 “난 일생 동안 작은 행복을 기다렸어요. 하지만 행복은 결코 찾아오지 않았어요”라고 털어놓는다.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치열하게만 살아온 프리드리히 씨는 병실에 온 지 21일째 되던 날 세상을 떠나고 만다. 저자는 그를 간호하면서 “개인적으로 그리고 직업적으로 정리해 놓은 사람만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인생에서 퇴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쳤다”고 말한다.

아픈 전쟁의 기억을 가진 안나 할머니는 유년기에 기아와 가난을 겪었다. 저자가 그녀를 양로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막 85세의 생일을 맞았을 때다. 그녀는 늘 “나는 죽는 게 하나도 두렵지 않아.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나를 데려가시겠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긴 했지만 꼭꼭 숨겨둔 얼룩진 과거가 죽기 전의 그녀를 무척 괴롭힌다. 그녀는 “평생 동안 내년이면 미국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용기가 없었고,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지나갔어”라고 쓸쓸하게 회고한다.

저자는 누군가 어려운 문제를 갖고 있다면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리고 밑바닥 상태에 있다면 다시 일어서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내가 작가라면 안나 할머니에게 구술이라도 자신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보라고 권했을 것이다. 정리는 언제나 우리에게 놀라운 치유의 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거식증 환자인 멜라니는 학생으로 작고 메마른 나무와 같은 존재였다. 거식증 환자들은 더 이상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도달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변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그녀를 만난 저자는 멜라니의 진짜 문제는 사랑과 관심으로부터의 소외였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삶의 마지막 날들 그녀와 가족들은 극적인 화해를 하게 되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저자는 “갈등과 문제는 바로바로 이야기하고 시간을 너무 오래 끌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가 무덤까지 가지고 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삶들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퇴사자 월급 단돈 9670원 지급"…강형욱 갑질논란 추가 폭로 계속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하면…내 마일리지카드 어떻게 하나 [데이터클립]
  • 쇼핑 축제 ‘롯데레드페스티벌’, 부산 사직구장 직관 쏜다
  • ‘시세차익 20억’…래미안 원베일리, 1가구 모집에 3만5076명 몰려
  • 한경협 “6월 기업경기 전망 흐림…반도체·수출 긍정 전환”
  • '최강야구' 고려대 직관전, 3회까지 3병살 경기에…김성근 "재미없다"
  • 이란 대통령 헬기 사고 사망…광장 가득 메운 추모 인파 현장 모습
  • 비용절감 몸부림치는데…또다시 불거진 수수료 인하 불씨 [카드·캐피털 수난시대上]
  • 오늘의 상승종목

  • 05.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502,000
    • +3.58%
    • 이더리움
    • 4,954,000
    • +15.86%
    • 비트코인 캐시
    • 697,000
    • +3.03%
    • 리플
    • 731
    • +2.96%
    • 솔라나
    • 252,700
    • +6.27%
    • 에이다
    • 678
    • +3.83%
    • 이오스
    • 1,155
    • +5.67%
    • 트론
    • 170
    • +1.19%
    • 스텔라루멘
    • 153
    • +4.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050
    • +3.81%
    • 체인링크
    • 23,710
    • +2.86%
    • 샌드박스
    • 633
    • +6.3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