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분신' 사망자 유서 논란…뭐라고 적혀 있길래?

입력 2014-01-0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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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분신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사퇴'를 외치며 분신 자살한 이남종(41)씨가 남신 유서를 두고 고인의 유족과 경찰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1일 서울역 분신남 이씨의 유서를 확인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박주민 변호사에 따르면 이씨의 수첩에는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유서가 적혀 있었다.

최근 대학가에 붙은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와 유사한 형식의 이 유서에는 "안녕들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대선 당시 정부기관의 개입으로 불법 선거가 자행됐으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씨는 이어 "불법 선거 개입을 '개인적 일탈'로 치부함에 따라 민주주의가 유린되고 있다. 불법 선거에 대한 특검이 실시돼야 한다"는 문구를 적었다.

이와 더불어 그는 국민에게 2통, 가족에게 3통, 평소 도움받은 이들에게 2통 등 7통의 유서를 남긴 채 분신했다.

특히 국민에게 남긴 유서에는 "국민들은 주저하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모든 두려움은 내가 다 안고 가겠다. 국민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났으면 한다"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1973년 전남 광주에서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난 이씨는 1990년대 말 조선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학사장교로 임관해 대위로 전역한 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택시기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를 당했고 결국 불혹의 나이에 편의점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광주지역에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빈소를 찾은 지인들은 전했다.

이씨의 죽음이 '카드빚' 등의 채무 관계 때문이라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 박 변호사는 "형의 사업으로 이씨가 3000만원 상당의 빚을 떠안게 됐으나 이미 7~8년 전의 일"이라며 "이 빚 역시 모두 형이 책임지기로 결정됐기에 평소 이씨가 카드빚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씨의 죽음이 어머니의 병환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어머니는 치매 초기 증상을 앓고 있을 뿐 신체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이씨는 평소 알아주는 효자였다. 그의 죽음이 어머니의 병환 때문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 측은 "이씨는 특정 단체나 노동조합 등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다"며 "형 사업으로 인해 생긴 카드빚 3000만원과 어머니 병환 등 복합적 동기로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경찰 측에 유서와 유류품 공개를 요청했으나 '국과수에 있다'는 식으로 거절하더라"며 "항의 끝에 보게 된 유서에는 '채무관계'와 '신병비관' 등과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었다"라면서 "이씨가 채무 관계 등으로 인해 분신했다는 경찰의 일부 주장은 유족 측의 진술이 모두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씨는 전날 오후 5시 35분께 서울 중구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1일 오전 7시 55분께 끝내 숨졌다.

이씨는 이후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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