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33년간 월 2500원으로 동결된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한다.
KBS 이사회는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1500원 오른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11명의 이사중 7명의 여당 측 이사들만 참석해 단독으로 처리했다.
이사회는 "공영 방송의 중심 재원이어야 할 수신료가 보조 재원으로 전락한 왜곡된 재원 구조를 해소하고 KBS가 공영 방송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려면 수신료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국민 부담을 가능한 한 줄이는 차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수신료가 4000원으로 인상되면 전체 재원 가운데 수신료 비중은 현재 37%에서 53%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KBS이사회는 지난 7월부터 수신료를 월 4800원으로 올리려는 인상안을 상정한 뒤 공청회 개최 등 여론 수렴 작업을 펴왔다. 11월 들어서는 내년 1월 우선 4300원으로 수신료를 인상한 후 2016년 1월 다시 4800원으로 올리는 부분 인상안을 놓고 고민해왔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여야 추천 이사들 사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강행 처리되면서 1500원 인상으로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를 통과한 수신료 조정안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KBS는 11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의결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7년 1500원 인상하는 방안이 국회 상임위원회까지 올라갔지만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2010년에는 1000원 인상 방안이 통과될 분위기였지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날도 언론노조 등 7개 언론시민사회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KBS의 정상화 없는 수신료 인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KBS의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