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고부가가치 화훼산업에 불을 지피다… 고품질 보존화

입력 2013-12-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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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12

‘프리저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라 불리는 ‘보존화’는 생화가 가장 아름답게 폈을 때 탈수와 유연제 처리로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반영구적으로 생화의 형태와 질감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꽃이다. 이미 일본, 러시아, 중국, 유럽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실내장식, 꽃바구니, 기념품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1991년 프랑스에서 개발된 이후 일본에 이어 2009년 세계 3번째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농가가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경북 봉화의 꽃내플라워 영농조합법인(대표 박지훈)이다. 본 ‘고품질 보존화 소재생산 수익모델’ 연구사업은 국내에서 자체 개발에 성공한 보존화 제작기술을 발전시키고 주변에 보급해 원예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목표로 시작되었다.

▲시들지 않는 꽃 ‘보존화’, 화훼시장의 블루오션

일본은 2000년 초 보존화가 소개된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이 성장해 지금은 세계보존화의 60%를 소비할 정도로 대중적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최근 수출 및 내수시장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고품질의 보존화가 생산되고 있어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화훼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에 이미 보존화 개발에 성공한 경북 봉화 꽃내플라워 영농조합법인은 2012년부터 고품질 보존화 소재생산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생산 기술, 브랜드 개발 지원을 받고, 봉화군의 대량생산시설 지원을 받아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국내 최초로 보존화 대량생산에 성공했고, ‘에버로즈 EVEROSE’라는 브랜드로 2012년 말부터 일본에 수출을 시작했다.

꽃은 아름다움의 대명사라고 할 만큼 보는 이의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그 향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는 아쉬움이 있다. 보존화는 2년 이상 보존이 가능하다. 국내 소비 시장이 생기고, 일본 수출이 자리잡으면 원예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봉화군은 전국 보존화 생산 중심지가 될 수 있다.

봉화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봉화군과 농촌진흥청의 공동연구사업을 통해 화훼 시장규모가 큰 일본과 소비층이 급격히 증가하는 중국 등 수출 중심의 상품생산과 다양한 상품화를 통한 국내 화훼시장의 소비확대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고품질 보존화에 대량생산 기술 접목

박지훈<사진>씨는 기존에 경북 봉화에서 국화 절화품목인 ‘거베라’를 주로 재배했다. 그는 새로운 화훼 품종을 연구하던 차에 보존화를 알게 되었다. 그는 미래 시장을 보고 국내에 보존화가 알려지기 이전부터 일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그는 2009년 봉화 꽃내플라워 영농조합을 설립하여 보존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았다.

보존화 생산 과정은 국가와 업체 별로 다르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보존화 사업을 하려면 독자 개발 밖에 방법이 없다. 2009년 농촌진흥청이 화훼전문 농업인 박지훈 씨와 공동연구를 통해 보존화를 개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본 연구사업을 통해 현장에 보급된 기술은, 기존 보존화에 비해 색상이 오래 유지되고, 꽃잎 갈라짐을 방지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살아있기, 향기를 오래 유지하는 기술 등이다. 이번에 보급된 기술은 해외 기술에 비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일본과 유럽을 위주로 성장하고 있던 보존화 재배 시장에서 기술로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김광진 연구관은 “국산 보존화는 다양한 꽃 색깔은 물론 천연향을 오랫동안 발산하는 기술도 적용해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어 수출은 물론 수입대체 효과도 클 것이다.”라고 전하며, 보존화의 ‘천연향 적용기술’은 2011년 농촌진흥청에서 세계 최초로 특허를 획득한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100% 독자개발 기술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다

보존화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의 생화를 대상으로 알코올을 이용하여 수분을 빼고, 글리세린이나 글리콜 등 유연제를 조직에 주입해 만든다. 보존처리까지 마친 꽃은 가공용액에서 꺼내 상온이나 건조기를 이용, 꽃에 침투한 알코올을 휘발시켜 건조시키면 꽃은 생화처럼 부드러운 질감과 형태를 갖게 된다.

이처럼 보존화 제작 원리는 단순하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고품질의 보존화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자체적인 기술 개발도 힘들지만, 실용화 과정은 예상보다 더 힘들다. 본 연구사업 진행 중에도 실험실에서는 문제없이 만들어졌던 보존화가 대량생산 과정에서 불량품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다.

본 연구사업을 추진하면서 연구진과 봉화 꽃내플라워에선 ‘공정의 표준화’에 중점을 두었다.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표준화만 이루어내면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버로즈 EVEROSE’ 향기, 바다 건너 일본으로

2012년 봉화에서 대량 생산에 성공한 보존화 ‘에버로즈’는 일본 2개의 유통회사와 시범수출을 성사시켰다. 2013년에는 수출국을 중국으로 확장했고 수출량도 3만 본으로 늘었다. 박지훈 대표는 “3년에 걸쳐 연구한 보존화 상품이 일본 등 해외에서 만든 상품보다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고품질 보존화 생산기술 정착과 수출규격에 맞는 상품생산을 위한 연구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량수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들은 보존화 생산시설과 원료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 3천억 원에 달하는 일본 보존화시장의 30% 정도를 국산 보존화가 대체 가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팀은 “현재의 생산량으로는 수출 요구량을 맞출 수 없어 생산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생산량만 확보된다면 일본 시장에 약 천억 원가량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도 보존화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박지훈 농가는 본 연구에 투입된 기술을 활용하여 불량률을 50%에서 15%로 개선하였으며 맞춤형 생산설비를 도입하여 생산 강도를 줄였고 생산 공정의 체계화로 생산기간을 줄였다. 특히 보존화의 원료인 장미 수급 문제를 해결하면 사업성을 훨씬 더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지훈 농가는 4월에 장미 모종을 도입하여 직접생산에 들어가 일괄생산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보존화, 수입 대체를 넘어 수출까지!

국내 화훼시장에서 꽃 소비는 2005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새로운 화훼시장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산 보존화 기술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본 연구사업을 통해 대량생산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국내에서 보존화 대중화가 일어나 국내 꽃 소비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6년 전 처음 도입된 국내 보존화 시장은 생산량 부족으로 아직 소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생산 규격, 품질 등에서 상품화가 미흡한 상태이다. 하지만 외국산 보존화 역시 그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초기단계인 만큼, 고품질 보존화로 인정받고 있는 ‘에버로즈 EVEROSE’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한다면 시장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

수출 뿐 아니라 내수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고품질의 보존화가 생산되고, 합리적 가격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상품이 개발된다면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화훼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고품질 보존화 소재생산 수익모델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광진 연구관(031-290-6162)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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