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자 한별학교장 해외봉사상 대통령상 수상

입력 2013-11-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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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서 20년 의료·교육 봉사

▲20년간 에티오피아에서 봉사해온 정순자 한별학교 교장이 제8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순수함이 있습니다. 기근이 들어 아무것도 없으면 남의 것을 훔치려 들지 않고 조용히 그냥 죽는 사람들입니다. 그 아이들을 보며 함께해야 한다는 것, 아무것도 없는 데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죠.”

지난 20년간 에티오피아에서 의료·교육 봉사활동을 해 온 정순자(56) 한별학교장이 오는 25일 제8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대통령상 수상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정 교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이 부족한 내가 이런 상을 받게 돼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교장은 1984년 TV에서 본 에티오피아 대기근의 참상을 차마 잊지 못하고 10년 후인 1993년 중학생인 두 아들과 함께 에티오피아로 떠났다. 먹을 것이 없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영양식을 나눠주고 아이를 낳고 세상을 떠난 엄마들을 대신해 아이를 키워 입양 보내는 일을 했다.

“친지, 친구들이 왜 하필이면 그런 데를 가느냐고 반대도 많이 했죠. 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난 두 아들도 외국 생활에 힘들어했고요. 처음 도착할 때만 해도 20년 동안 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힘든 시절도 겪었다. 정 교장이 에티오피아로 떠난 지 10년쯤 됐을 무렵, 큰아들의 입대와 맞물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 모든 의욕을 잃고 누워서 죽음만 생각하던 정 교장은 결국 귀국길에 올랐으나 채 1년도 안 돼 다시 에티오피아의 아이들 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2005년 다시 도착한 에티오피아에서 한별학교를 설립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360㎞ 떨어진 딜라 지역에 교실 4개를 만들어 유치원과 1학년 과정 학생 180명을 가르쳤다.

기존 학생들의 학년이 높아지고 신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교실이었다. 몇몇 소액 후원으로 근근이 이어오던 중 2011년 밀알복지재단의 후원을 받아 지금까지 학교를 이어올 수 있었다. 현재 21개의 교실에서 1056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정 교장은 29일 다시 에티오피아로 돌아간다. 언제 다시 귀국할지 기약은 없다. “앞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한국에서 선진 기술을 배워 가서 에티오피아에 전파할 방법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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