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세계 최고 갑부의 최종선택- 홍진석 온라인에디터ㆍ 부국장 겸 국제국제부장

입력 2013-11-19 10: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얼마 전 삼성전자 AS센터를 방문했다. 대기시간 동안 고객들은 TV시청이나 인터넷 서핑으로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PC가 사라졌다. 대신 낯선 구글 크롬 PC가 자리잡고 있었다. 자판도 달라 어리둥절했지만 마우스 조작이 대부분이다 보니 윈도처럼 이용하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앱들이 PC버전으로 깔려 있어 큰 문제가 없었다. 네이버나 구글 검색 등 일반적인 웹서핑은 윈도 PC와 마찬가지였다. 고객들이 윈도PC에서 부가 프로그램의 설치로 발생하는 ‘느림보 현상’도 깔끔하게 해결된 듯했다.

작은 변화였지만 구글과 삼성 간 연대가 강해지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었다. 한때 윈텔(MS윈도+인텔) 주도의 생태계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했던 위상을 돌이켜보면 큰 변화로 해석될 만하다. 물론 크롬PC는 성능이 떨어져 업무용으로 쓰기에 부족해 보였다. PC환경에서는 여전히 MS의 아성이 견고하다. MS의 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구글이 주도해온 안드로이드 모바일 OS의 점유율이 처음으로 80%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전 세계에서 애플 IO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MS의 윈도폰이나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블랙베리는 한 자릿수란 굴욕을 면치 못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모바일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90%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90%란 점유율은 매우 상징성이 높은 수치다. MS가 전성기에 도달했을 당시 윈도 점유율은 90%를 웃돌았다. MS는 PC시장에서 윈도 독점을 기반으로 오피스 브라우저 서버 등 파생적인 소프트웨어 시장도 인수합병을 통해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성장 초기의 벤처는 물론 중견기업들마저 MS제국으로 흡수되기 일쑤였다.

글로벌 IT업계는 강력한 검색엔진기술을 지닌 구글이 MS의 독주를 견제해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구글은 검색전문벤처로 출범할 당시 “사악해지지 말자”를 구호로 내세웠다. 그 대상은 물론 MS였고 MS의 주도에 풀이 죽어 있던 중견기업들로부터 연대와 후원을 얻어냈다. 구글은 검색 결과에 사용자의 지적을 수용하고 안드로이드, 크롬 운영체제 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개방형 생태계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구글은 MS를 맹추격하면서도 MS의 행보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구글 역시 금융시장에서 조달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우수 인재와 초기 벤처들을 흡수해왔다. 스스로 ‘사악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최근 미국국가안보국(NSA)의 글로벌 인터넷기업과 통신회사 등에서 상상을 초월한 규모의 개인정보 수집을 해왔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전 세계에 충격파를 안겼다. 구글 역시 이 같은 폭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이다. NSA의 집요한 정보제공 요구가 있었다며 푸념하고 있지만 구글 역시 개인정보 보호보다는 전 세계에서 막대한 규모의 개인정보를 집적한 뒤 사업 확장에 활용해왔다는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구글의 느슨한 가입절차로 가입자를 빼앗기고 있다는 국내 포털업체들의 볼멘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사악’의 중심으로 지탄받았던 빌 게이츠 MS 창업자의 변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008년 MS에서 공식 은퇴한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창조적 자본주의’를 제시한 뒤 후진국 빈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경영 최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난 뒤 그는 보다 넓은 세상을 마주보게 됐을 듯하다. IT현업과 담을 쌓고 지내던 그가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해 직격탄을 날려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들이 아프리카 오지까지 인터넷 보급에 앞장서고 있지만 후진국 어린이를 위한 백신 보급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빌 게이츠는 덧붙여 “인터넷이 인간의 5대 기본 욕구에도 끼지 못한다”며 후진국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뺑소니까지 추가된 김호중 '논란 목록'…팬들은 과잉보호 [해시태그]
  • 높아지는 대출문턱에 숨이 ‘턱’…신용점수 900점도 돈 빌리기 어렵다 [바늘구멍 대출문]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단독 대우건설, 캄보디아 물류 1위 기업과 부동산 개발사업 MOU 맺는다
  • 하이브 "민희진, 투자자 만난 적 없는 것처럼 국민 속여…'어도어 측' 표현 쓰지 말길"
  • 어린이ㆍ전기생활용품 등 80개 품목, KC 인증 없으면 해외직구 금지
  • 단독 위기의 태광그룹, 강정석 변호사 등 검찰‧경찰 출신 줄 영입
  • 막말·갑질보다 더 싫은 최악의 사수는 [데이터클립]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870,000
    • +0.08%
    • 이더리움
    • 4,114,000
    • -1.18%
    • 비트코인 캐시
    • 623,000
    • -0.48%
    • 리플
    • 724
    • +0.84%
    • 솔라나
    • 220,300
    • +2.8%
    • 에이다
    • 634
    • +1.6%
    • 이오스
    • 1,123
    • +1.91%
    • 트론
    • 175
    • -1.13%
    • 스텔라루멘
    • 148
    • +0.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850
    • +0.29%
    • 체인링크
    • 19,260
    • +0.89%
    • 샌드박스
    • 598
    • -0.8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