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박은선에 누가 돌을 던지나! [차상엽의 시선]

입력 2013-11-06 11:21 수정 2013-11-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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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5일부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뉴스들 중 눈길을 끄는 소식이 있다. 서울시청 여자 축구선수 박은선의 성별논란이 그것이다. 소속팀을 제외한 WK리그 나머지 6개 구단 감독 간담회에서 다음 시즌 박은선이 리그에서 뛰지 못하도록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박은선의 성별까지 운운하며 그가 출전할 경우 다음 시즌 보이콧을 결의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많은 팬들은 인권문제까지 거론하며 6개 구단을 비난하고 있다. 박은선은 180cm, 74kg의 월등한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고 기량도 월등하다. 올시즌 19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득점 2위와는 9골차를 보였을 정도로 한 차원 다른 클래스를 보여줬다.

이처럼 월등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단지 외모가 여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성별까지 운운한다면 앞으로 국내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여자선수가 등장해도 반가울 수 없다. 기량에 관계없이 여성스럽지 않으면 운동하지 말라는 말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난센스도 이런 난센스가 또 있을까. 믿고 싶지 않지만 6개 구단 감독 간담회에서 실제로 박은선의 성별까지 운운했다면 이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다. 일반 직장이었으면 중징계가 따를 일이다. 흔한 말로 소송감인 사안이다.

이 같은 말이 감독들 사이에서 나왔다는 것은 여성 스포츠팀이 얼마나 무지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 기본 소양조차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셈이다. 농담이라도 가려서 해야 할 분위기가 있고 아무리 농담이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있다. 하물며 이 같은 말을 공론화한다는 것은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더구나 박은선은 대표팀의 일원으로 여자월드컵까지 출전했던 선수로 더 이상 여성임을 검증해야 할 이유가 없는 선수다. 더 이상 어떻게 증명하길 바라는 것인가.

박은선은 이미 16세의 어린 나이 때부터 대표선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팀 이탈과 복귀 등을 몇 차례 반복했지만 방황을 접고 축구에 매진하고 있는 상태다. 힘을 실어줘도 부족한 마당에 선수를 죽이는 이 같은 행동을 한다면 이야말로 물리적인 폭력과 다를 것이 전혀 없다.

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철저히 조사해서 와전되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고 6개 구단 간담회에서 나온 말을 다시금 바르게 전해야 한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 선수에게 피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믿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이들이 실제로 박은선의 성별을 운운했다면 협회 차원에서 중징계를 내려야 마땅하다. 이 같은 썩어빠진 생각을 가진 일선 지도자들이 존재한다면 다시는 스포츠계에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도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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