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차이나’ 대공습] 차·포 떼면 사상누각…말뿐인 ‘세계 최강 LTE’

입력 2013-11-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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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통신장비 외산 공세…연간 수조원대 장비 수입 ‘외화내빈’

차이나 쓰나미가 국내 ICT 장비산업까지 집어삼킬 태세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가 최근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하면서 연간 수조원대의 알토란 같은 통신장비 산업이 화웨이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시스코·에릭슨·주니퍼 등 글로벌 외산 업체들이 국내통신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최근 화웨이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한국은 광대역 LTE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통신서비스를 자랑하지만, 이를 제공하는 유·무선 통신네트워크 인프라는 해외기업들이 대부분 구축하고 있다. 외산 장비 구매를 위해 연간 수조원대의 외화가 고스란히 외국기업 호주머니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속빈 ‘통신 강국’이란 지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화웨이, 국내 진출… 외산장비 업체 판쳐 = LG유플러스는 최근 화웨이사의 기지국 장비를 도입키로 전격 결정했다.

이 기지국 장비는 2.6㎓(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광대역 LTE 망 구축에 따른 것.

중국 업체가 국내 이동통신, 휴대폰서비스 기지국 시장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호주 사례를 들며 이번 LG유플러스 장비 구축시 화웨이 통신망을 통해 광범위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통신보안’ 문제를 제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1일,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한국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LTE 장비 분야에서 국내 장비업체는 물론,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장비업체 모두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무선망에서는 대기업이, 유선망에서는 중소기업이 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화웨이가 국내 무선장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계기로 유선장비 시장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즉, 무선망과 유선망 모두 가격경쟁력이 있는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통신서비스 회사 입장에서 품질은 빠르게 향상되고, 가격은 국산 및 미국업체에 비해 30% 이상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외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 기지국 공급 레퍼런스를 가진 업체는 삼성전자뿐이다. 이를 제외하면 에릭슨, NSN, 알카텔루슨트, 화웨이 등 외산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보통 위험 분산과 납품가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2~3개의 복수 기지국 업체를 선정한다. 이중 최소 50%에서 최대 70%까지는 외국업체가 수주한다.

최근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산 장비 판매가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외산 장비업체들은 심지어 끼워팔기나 무상교육 등을 제공,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외산 장비업체들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ICT 시장 진입 초기, 독자 개발한 전전자교환기(TDX),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등 내실을 튼튼히 다졌다. 하지만 인터넷 통신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국내 업체들은 서비스 위주의 정책에만 골몰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통신 분야에서 국내 장비업체의 점유율은 1%에 그치고 있다.

◇서비스 중심 구조적 문제… 뒤늦게 대응책 마련 = 국내 ICT 장비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지나친 서비스 중심의 통신 활성화 전략 때문이다.

산업구조 자체가 단기 수익을 위한 가입자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서비스 투자는 늘리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장비 개발은 소흘히 한 것이다.

좁은 내수시장으로 인한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점도 안고 있다.

동시에 핵심 기술을 확보한 대기업이 단말기 판매에 집중하면서 장비산업의 경쟁력이 급속하게 약화됐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계가 국가기간통신망 등에 국산 장비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는 최근 유무선 통신망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KT와 LG유플러스, 농협중앙회 등에 잇달아 공문을 발송하고 면담을 요청했다.

국산 장비를 사용해 달라는 취지다.

이같은 KANI의 행보는 올 하반기에 대규모 통신망 구축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와 KB국민은행, 신용보증기금을 필두로 15개 지방경찰청과 새마을금고 등 금융·공공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사업은 회선사업자인 KT, KT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에서 통신장비로 망을 구축한 뒤 이를 수요기관이 임대해 사용하는 BTL(Build-Transfer-Lease) 사업 형태로 추진된다. 국내에서도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전송 장비를 상당 부분 도입·교체하는 사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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