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전자의 ‘무거운’ 44번째 생일- 송영록 산업부 기자

입력 2013-11-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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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을 낸 후 맞이한 생일이지만 예전보다 오히려 못합니다.”

11월 1일은 삼성전자의 44번째 생일이다.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터라 행복한 생일이 어울리지만 왠지 무거운 분위기가 감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날 수원과 기흥 사업장에서 열린 내년도 경영전략회의에서도 감지된다.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은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상황 탓에 내년 목표를 정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생각한 것보다 분위기는 더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문의 선전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내년에도 최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물으면, 그 누구도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한다.

삼성전자의 최대 캐시카우인 모바일 부분을 보자.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전체 영업이익 10조1600억원 중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65.9%를 차지했다. 매출 비중도 61.9%에 달한다. 문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현재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 이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한계에 이르렀고 삼성과 애플 등 주요 제조사들은 신흥국을 겨냥한 저가형 제품을 준비 중이다. 결국 부가가치가 감소하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기 쉬운 구조가 됐다.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다. 부침이 심한 메모리 시황을 고려하면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성장이 절실하지만, 자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의 점유율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TV 사업은 8년 연속 전 세계 1위 타이틀이 확실하지만 이익률은 빠르게 줄고 있다. TV 불황과 맞물려 디스플레이 사업도 고전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건설한 LCD 공장도 ‘공급과잉’이란 고민을 안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8일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또 다시 위기론을 꺼내 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소니, 노키아, 파나소닉 등 전자업계를 호령했던 기업들도 한순간에 무너졌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위기는 최고일 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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