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트래핑]천고(天高)의 계절, 천고(千古)의 기암 '황정산국립자연휴양림'

입력 2013-10-23 11:21 수정 2013-10-2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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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진 여행작가

황정산은 참으로 낯설다. 찾아가는 길 역시 쉽지 않다. 보통은 하루에 한두 대긴 해도 휴양림 가기 1km 전 정도까지는 버스가 다닌다. 하지만 황정산자연휴양림은 그렇지 않다. 황정산으로 향하는 길은 각종 대중교통을 모두 이용해야만 한다. 기차를 타고 시내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야 한다.

번거로운 일정이기는 하지만, 달리 바라보면 꽤나 즐거운 여행길이 될 수도 있다. 기차는 빠르고 편하게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버스는 그 동네 사람들의 분위기를 살피고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택시비가 다소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택시 기사분이 들려주는 동네 이야기는 여행길에 큰 도움이 된다. 그곳에 사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그런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양림 내 야영장

휴양림 입구에 도착해 입장료를 내고 설명을 들은 후 야영장으로 향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세 번의 환승을 통해 도착한 황정산은 기대했던 모습보다 더 포근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 정도의 고생과 낙이라면 살아볼 만한 인생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눈도 머리도 마음도 숲 향기에 상쾌해진다.

국립자연휴양림은 인터넷을 통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주말인 경우에는 보통 한 달 전쯤 예약하기가 수월하고 주중에는 일주일 전이면 가능하다. 황정산자연휴양림은 차를 데크 앞까지 가져올 수 있는 오토캠핑장과 주차를 할 수 없는 야영장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룻밤 신세질 데크 위에 텐트를 펼치고 나만의 공간을 만든다. 산으로 둘러싸인 야영장에는 도시보다 조금 빠른 시간부터 어둠이 드리워진다. 그리고 곧 별들이 반짝이며 숲의 상쾌함은 밤의 차분함으로 변한다.

▲석화봉 등산로 지도

휴양림에서 석화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A,B,C 구역이 있다. A구역은 입구부터 경고문이 붙어있을 정도로 다소 위험한 암릉 구간이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경고문을 지나 위를 향한다. 늘 첫발은 그리 신이 날 수가 없다. 하지만 곧 어려움에 봉착한다. 입구에서부터 첫번째 표시판이 나오기까지의 길이 매우 헷갈리기 때문이다. 지도와 지형을 비교하며 어렵사리 등산로를 찾는다.

▲석화봉 등산로 단풍

▲석화봉 정상목

그리고 이어지는 암릉구간. 절벽이 아니다. 그냥 정말 커다란 바위 덩어리 위를 지나가야 한다. 바위 위에 굳세게 박힌 밧줄을 믿고 심호흡을 하며 한 걸음씩 내딛는다. 6~7번의 바위를 넘으면 석화봉 정상목에 도착한다. 고작 30여 년을 살아온 내가 수천 년 희노애락을 지낸 황정산 바위에 대할까마는 1시간 30분에 걸친 바위와의 한 판이다.

▲휴양림에서 대강면 가는 길에 있는 단양2경 사인암

휴양림에서 대강면으로 향하는 길에는 단양 제2경인 사인암이 있다. 산에서 보던 기암괴석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뚝 솟아있는 사인암을 보니 천고의 시간에 다시 고개가 숙여진다. 대강면 정류장 부근은 시간이 멈춘 듯 옛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배낭은 정류장 부근에 잠시 버려두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풍경들이 지금 나와 동시대를 함께 한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다.

▲단양역 기차식당 외관

단양역 광장에는 기차 식당이 있다. 역무원 직원들의 식사와 여행객들의 허기를 책임지고 있다. 기차가 떠나기 전 소백산 막걸리와 마구잡이 야채를 넣고 부친 막전을 함께 곁들인다.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신선놀음을 마무리할 수 있다. 오토라고 불리는 자동차의 편리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 더 느리고 깊게 여행지에서 머물고 싶은 마음이 먼저일 때는 그 편리함을 잠시 내려놓는 것이 좋다. 시간과 계절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 자연의 풍경은 무엇이 빠른 것인지를 되묻고 있으니 말이다.

[여행정보] 황정산국립자연휴양림

◇ 위치 :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황정산로 239-11(구:올산리 산74-1) / 043-421-0608

◇ 예약 : 인터넷 선착순 www.huyang.go.kr

◇ 입장료 : 어른 1,000원 청소년600원 어린이300원

◇ 야영데크 이용료 : 8,000원 오토캠핑장11,000원

◇주차비 : 경형1,500원 소/중형3,000원 대형5,000원(/1일)

◇ 야영지 정보: 데크 유 / 총 23동(오토캠핑장8동/야영데크15동) / 전기사용 가능화장실 및 취사장 유 식당/슈퍼 무

◇대중교통 이용법

- 청량리역 ~ 단양역 기차 1544-7788 / 2시간

- 단양역 ~ 대강면 버스 043-422-2866 / 15분

- 동서울종합터미널 ~ 대강면 정류소 1688-5979 / 3시간30분

- 대강면 ~ 황정산자연휴양림 택시 043-422-0004 / 15분

◇ 텐트 외 숙박 : 휴양림 내 숲속의집, 연립동 8동 50,000원~104,000원

◇ 트레킹 : 황정산 석화봉 코스

약 2시간30분 소요 / 휴양림 출발 왕복2.4km / 석화봉 834m

◇ 대중교통 캠핑 TIP

시내 버스 운행 시간은 반드시 '유선상'으로 확인할 것!

◇ 그곳 그 맛

단양역 기차식당

단양역 광장 / 043-421-7557

소백산 막걸리3,000원 막전,감자전8,000원 올갱이해장국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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