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승자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입력 2013-10-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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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로보트슨 '승자의 뇌'

승부의 상당 부분은 뇌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의해 결정된다면, 뇌과학자가 상당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신경심리학 분야의 대가인 저자는 기존의 성공과 관련된 연구 결과물을 종합해 과학적 답을 제시한다. 저자가 던지는 주요 질문은 다음과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승자의 자질은 결정되는가. 권력을 갖게 되면 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람들이 승리를 그토록 갈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승리에는 필연적으로 부정적 결과가 따르는 것일까. 무엇이 승자를 만드는 것일까.

승자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성취 동기 때문이다. 자기 부모가 엄청난 부자인 경우 부모에게서 상속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아이가 난관을 극복해서 동기부여와 성취욕을 내면화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에도 “개천에서 용이 나기는 힘들다”는 통념이 유행하고 있다. 그런 통념이 가진 해악은 크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이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른바 ‘유전자적 숙명론의 저주’다. 많은 연구 결과들은 자신의 지적 능력이 고정된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심하게 경험하는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머리의 뛰어남보다 끈기와 투지가 성공의 주요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는 유전적 특성과는 크게 관련이 없으면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습득 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유전적 숙명론이 가진 해악은 투지를 갉아먹어 버리는 것이다. 그 해악은 생각보다 심각한데 저자는 “숙명론은 사람을 불구로 만들 수 있으며, 또한 많은 경우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한다.

승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내면 풍경’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내면 풍경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자신이 만나는 문제나 도전에 대해 내면에 형성되는 믿음과 정서 그리고 감정을 말한다. 승리는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와 세상 사이에 존재하는 온갖 연결들이 쉬지 않고 변화함에 따라 빚어지는 하나의 중요한 결과일 뿐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떤 승부에서 강렬한 색깔인 빨간색 셔츠를 입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위압을 줄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비록 승자가 아니면서도 승자인 것처럼 행동한다면, 이런 행동들이 승리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저자는 이를 두고 “우리가 내면적으로 무엇을 느끼든지 간에 내가 느끼고자 하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행동하면 이 감정이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한다.

권력이 사람을 취하게 한다는 사실은 과학적 증거들이 충분하다. 권력이 가져오는 두 가지 결과는 자기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과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사건들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면 승리 이후에도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우리 자신을 성공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데 중요하다. 탄탄한 과학적 연구 결과로 무장된 책이며 승리를 열망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깊이 자신을 이해하도록 돕는 숨은 보석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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