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24일 오후 은행 채권단에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회장의 사퇴를 결심한 것은 최근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것과 관련해 채권단 등에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올 초 박 부회장의 급여 자진삭감에 이어 간부급 사원들까지 나서 자발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며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박 부회장 역시 지난 5월 삼성전자로부터 지분 10%를 넘기며 530억원을 유치하는 등 위기 때마다 승부수를 던지며 팬택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박 부회장의 사의표명으로 당분간 팬택은 총수의 부재 속에서 고강도 사업구조 혁신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회장은 현재 보유한 팬택 지분이 없는 만큼 부회장직을 사퇴하면 공식적으로 팬택과의 인연은 곧 바로 끝난다.
재계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의 부재 속에서 사업 규모 축소와 일부 인력조정 등이 추진될 것이라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해외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국내 시장의 집중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현재 월 15만대 수준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20만대까지 끌어올리는 등 자구책을 채권단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부회장의 이번 사의 표명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승부수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박 부회장은 위기 때마다 사의를 표명하며 채권단을 설득하거나 힘 겨루기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말 회사의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사의 표명을 했다가 약 1주일 만에 경영에 복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