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세이]모두가 지지하는 프로그램? - 문혜진 tvN eNEWS 작가

입력 2013-09-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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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로그인하고 게시판에 글 올려요. 따뜻한 방송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순간이었던 것 같다. 학창 시절, 막연하게 꿈꿔왔던 방송 일을, 능력이 되는 한, 아주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돈을 지불하거나, 대여를 해야만 볼 수 있는 책이나, 티켓을 끊어 극장을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영화와 달리, 방송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24시간 오픈된 편의점처럼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장점일수도, 때로는 단점으로 작용되기도 하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는 TV 프로그램을 만들기란 사실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각각의 개성이 넘쳐나고, 게다가 ‘화성인’이라 불릴 만큼 독특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가득한 요즈음에, 모두의 입맛에 맞을 법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란.

그래서인지, 내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방송 내용을 비판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제목부터 “제작진들 봐라!” 식의 거침없는 자세로, 방송 내용에 대해 세세하게 힐난하는 글들을 보면서 솔직히 수긍을 할 때보다 ‘그렇게 불만이면 직접 만들어 보라지!’ 식의 방관자적 태도일 때가 많다. 그리고 더 솔직해지자면 개중에는 “쥐뿔도 모르면서”하고 얼굴도 모르는 시청자에게 팽, 토라지기도 한다.

내 방송을 보고, 호평하는 사람만 시청자고, 비평하는 사람은 시청자가 아닐까. 그런 잣대는 대체 언제부터 내 안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

또 다시 방송 날이 다가온다.

하교 후 TV를 튼 10대든, 집안일을 하던 중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이든, 퇴근 후 겉옷을 벗으며 소파에 걸터앉아서든, 내 방송을 보는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분들에게, 잠시나마 따뜻한 온기를 줄 수 있는 방송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래서,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멋진 방송작가로 살아가리라 마음먹은 십여 년 전의 나의 다짐이 부디 헛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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