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하 동양)이 형제 기업인 오리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오리온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에서는 오리온이 동양을 지원하면 자금난에 시달리는 동양은 한숨 돌릴 수 있지만 오리온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발행한 CP는 1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 중 개인투자자들이 매입한 CP는 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다음 달부터 증권사가 투기등급 계열사의 회사채나 CP등을 개인투자자에게 권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만나 개인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너 일가가 사재 출연 등을 통해 만기 도래하는 CP 상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동양그룹 측은 오리온 대주주인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신용을 보강해 총 5000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발행을 검토 중이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은 각각 77만626주(12.91%), 86만5204주(14.49%)다. 만약 오리온측이 동양그룹의 제안을 받아드린다면 동양그룹의 자금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오리온의 주가 92만원대를 감안해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운데 절반인 38만5313주, 43만2602주만 담보로 잡게 되도 7524억원의 자금을 동양그룹이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동양그룹 관계자는“유동화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우선적으로 CP를 상환하는게 쓰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오리온이 동양그룹을 지원하면 동양그룹 자금흐름에는 숨통이 트이지만 오리온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A증권사 오리온 담당자는“오리온이 지원결정을 내린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버행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온은 이날 동양그룹의 지원 요청 소식에 오전 11시5분 현재 전일보다 4만9000원(-5.04%) 하락한 92만4000원을 기록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