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주력 제품의 가격 인하를 발표한 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와타 사토시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닌텐도의 주가는 30일(현지시간) 도쿄증시에서 장중 6%가 넘게 급락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닌텐도는 앞서 판매가 부진한 비디오게임 콘솔 ‘위유(Wii U)’ 디럭스 세트의 가격을 300달러(약 33만5000원)로 종전보다 50달러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하는 오는 9월20일 단행될 전망이다.
레지 필스-에임 닌텐도 미국법인 사장은 “소비자들이 위 유 모델들 가운데 가장 비싼 디럭스 세트를 선호하고 있어 먼저 이 모델부터 가격을 낮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닌텐도의 대표 상품인 위유의 판매는 지난 2분기 16만대에 그쳤다. 이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는 물론 전작인 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닌텐도는 또 새 소형게임기 2DS를 오는 10월 출시할 계획이다. 새 게임기는 가격이 130달러로 현 모델인 3DS보다 24% 싸질 전망이다.
닌텐도는 2DS에서 3DS의 가장 큰 특징인 3D 화면 구현 기능은 빼기로 했다.
필스-에임 사장은 “3D 이미지가 없는 보급형 게임기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저가 게임기시장을 공략할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력 제품의 가격 인하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는커녕 닌텐도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와사키 토모아키 이와이코스모홀딩스 애널리스트는 “증시는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2DS 판매에도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타 CEO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회의적인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는 앞서 지난 6월 올해 목표로 삼았던 1000억 엔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사임하지 않겠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올초 ‘영업이익 1000억 엔 이상’이라는 목표를 내걸었으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타 CEO는 2002년 취임 이후 위와 위유 등 히트 상품을 발표했지만 최근 모바일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회사의 위기감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