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40대 '메탈키드' 영웅을 만나다

입력 2013-08-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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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라이너 메탈리카 멤버 커크 해밋(기타), 제임스 헷필드(보컬·기타), 로버트 트루히요(베이스), 라스 울리히(드럼)가 18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록 페스티벌 공연에서 열정적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7년 만의 메탈리카 공연을 보기 위해 페스티벌을 찾은 중년 남성 팬들이 체력을 비축하며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공연을 무대 앞쪽에서 즐기기 위해 10시간을 기다린 많은 남성팬들이 메탈리카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 인트로인 영화 ‘석양의 무법자’ 주제곡이 울려 퍼지자 환호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1980~1990년대로 날아간다.

이 시기는 장르 구분없이 모든 음악이 음반시장에서 폭넓게 인기를 누리는 등 우리나라 음악계의 황금기라 할 수 있다. 특히 메탈씬들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는데 긴 생머리, 스키니 블랙진, 스터드 가죽 재킷 등이 그 시절 메탈키드들의 아이콘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헤비메탈의 심장, 메탈리카가 자리 잡고 있었다.

2013년 8월 18일 한여름 태양보다 더 뜨거운 음악 축제가 나라 전체를 달궜다.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록 페스티벌. 이날 페스티벌이 열린 잠실종합운동장은 종교집회를 방불케 하는 4만여명의 광팬들이 모여 메탈리카를 연호, 마치 거대한 신전을 보는 듯했다.

평소 국내에서 치러지는 페스티벌의 경우 남녀 성비가 3:7 정도 된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김창완이 무대에서 “우린 지금 잠실 남탕에 있습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남성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옛 향수를 간직한 중년 남성들이 대거 모이며 한국 록페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이들을 움직인 단 하나의 이름은 바로 메탈리카. 찜질방을 방불케 하는 무더운 날씨에도 이들은 메탈리카 티셔츠를 입고 메탈리카 영접을 위해 흥분된 모습으로 환호했다. 그리고 드디어 약속시간 보다 약 30분 넘어 메칼리카가 나타나자 그들은 20대 못지않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등 아드레날린 그 자체였다.

메탈리카 공연의 공식 인트로인 영화 ‘석양의 무법자’ 주제곡이 울려 퍼지자 4만여명의 괴성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라스 울리히의 더블 베이스 드럼과 함께 커크 해밋의 벼락 같은 기타 리프가 연주됐을 땐 다들 온몸을 흔들어댔고 유명한 기타 솔로 부분에선 목청 높여 따라 부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보컬 제임스가 역사상 가장 유명한 기타 리프 ‘Enter Sandman’의 인트로를 연주하자 공연은 정점으로 치솟았고 4만명의 광신도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그날 그렇게 열광적인 한여름 밤의 축제는 끝났다.

50줄에 접어든 나이로 7년 만에 우리에게 돌아온 멤버들의 공연은 과거에 비해 파워나 테크닉 면에서 아쉬운 점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카리스마 넘쳤고 파워풀했다.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강렬한 사운드는 중년의 아저씨에게 자유로움과 열정을 선사했다.

어린 시절 까까머리 교복에 백판 LP로 메탈리카를 듣던 기자도 이제 배 나오고, 머리 희끗희끗한 아저씨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메탈리카를 듣던 그 시간만큼은 가슴 뜨겁던 시절의 모습으로 뛰며 열광했다. 메탈리카가 다시 올 때, 그 친구들을 조금 덜 망가진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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