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데 이어, 제2차 희망버스의 울산행으로 폭력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커졌다.
현대차의 불법 파견 철폐를 촉구하는 희망버스가 31일 울산으로 향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 울산본부 등 40여개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이들은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이 현대차 울산공장 앞 5건의 집회 금지를 통보하면서 희망버스와 경찰, 또 현대차 직원들과의 물리적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제1차 희망버스가 울산으로 향했을 때도 공장 진입이 시도되면서 현대차 공장의 일부 시설물이 파손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이 없길 바라지만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며 “폭력사태가 일어나면 희망버스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버스를 기획한 울산준비위원회는 “1차 희망버스 때는 집회 신고가 문제되지 않았다”며 “검경이 희망버스의 원인이 되는 불법파견에 눈 감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은 30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사측이 이날 노조에 임금과 상여금을 포함한 일괄제시안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일괄제시안을 받아들이면 교섭이 급진전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노조 측 일부 교섭위원들이 29일 교섭에서 ‘시간당 생산 대수(UHP)’의 하향 조정 등 주말특근 전면 재협의를 요구한 탓이다.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는 임단협 교섭에 새 쟁점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의 일괄제시안 수용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중앙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30일에도 주·야간조가 각각 4시깐식 8시간 부분 파업을 벌인다. 앞서 20·21·23·26·28일 벌인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현대차는 지금까지 자동차 2만3748대를 만들지 못해 4868억원 규모의 생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노조의 상반기 주말특근 거부로 발생한 생산차질 규모와 합하면 현대차의 올해 생산차질 대수는 10만7000대 수준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