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과 안선주의 눈물 평행이론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08-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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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확정 후 어머니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김하늘.(사진=KLPGA)

김하늘(25ㆍKT)과 안선주(26)의 눈물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휴일이었다.

김하늘은 25일 경기 양평의 양평TPC(파72ㆍ6425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MBN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우승, 지난해 10월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우승 이후 10개월 만에 정상을 밟았다.

같은 시간 일본 가나가와의 다이하코네 골프장(파73ㆍ6655야드)에서 끝난 CAT 레이디스(총상금 6000만엔ㆍ6억7000만원)에서는 안선주가 지난해 9월 골프5 레이디스 우승 이후 11개월 만의 우승컵을 들었다.

두 선수는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18번홀 그린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두 선수의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기도 하지만 지난날 마음고생으로 인해 복받쳐 오른 서러움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하늘과 안선주의 뜨거운 눈물에는 무슨 사연이 이었던 걸까. 두 선수의 눈물에는 미묘한 평행이론이 성립된다. 우선 주니어 시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박인비(KB금융그룹), 신지애(미래에셋), 김인경(이상 25ㆍ하나금융그룹), 최나연(26ㆍSK텔레콤) 등 쟁쟁한 선수들과 주니어 시절을 함께 보냈지만, 이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기회의 땅이었다. 김하늘은 2007년 정규투어에 데뷔, 2008년 3승에 이어 2011년과 2012년에는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특히 실력과 미모를 갖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골프팬을 확보하게 됐다. 주니어 시절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었다.

안선주는 김하늘보다 1년 빠른 2006년 정규투어에 모습을 드러냈다. 데뷔 첫해 1승을 비롯해 2010년 일본 진출 전까지 7승을 수확, 신지애와 함께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성장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는 한국인 최초 상금왕(2010ㆍ2011)에 오르는 등 한국 골프사를 새로 써내려갔다.

그러나 최근 이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슬럼프다. 김하늘은 드라이버샷 난조로 출전 대회마다 하위권을 맴돌며 시즌 초반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안선주도 부상과 슬럼프를 번갈아 겪으며 올해 1승도 올리지 못했다.

두 선수의 전성기는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했다. 그러나 기회는 다시 찾아왔고, 이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우승 퍼트를 성공시킨 후 변변한 세레머니도 없이 눈물만 쏟아낸 두 선수를 보면 그동안 남모를 노력과 마음고생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 케한다.

이처럼 두 선수가 혹독한 슬럼프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반면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초심을 잃어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않거나 기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 중에는 수많은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나 그 기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그대로 날려버리는 사람도 많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거나 실직을 했다고 해서 사회를 향한 원망만 늘어놓을 뿐 자구책은 뒷전이라면 인생 역전은 기대할 수 없다. 어둠의 터널은 그리 길지 않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다시 찾아온다. 위기 상황에서도 변함 없는 노력과 성실성만이 김하늘과 안선주의 눈물 평행이론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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