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팀의 연구는 분자 단위에서도 자유자재로 총천연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디스플레이, 바이오 이미징 등 광전자 응용 분야에 매우 획기적인 소식이다.
일반적으로 TV나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는 빛의 3원색(RGB)을 섞어 다양한 색을 만들어낸다. 현대의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전자기기에는 RGB를 발광하는 수십 마이크로미터(10-3mm) 크기의 컬러 픽셀(pixel)을 이용하고 있다.
이때 일반적인 분자들은 서로 다른 발광물질이 섞이면 청색에서 녹색, 녹색에서 적색으로 순차적인 에너지 전이가 발생해 결국 적색광만 추출된다. 때문에 백색이나 다양한 색을 내는 발광분자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구조의 분자를 합성하거나, 최종 응용단계에서 복잡한 적층구조로 구성된 소자를 만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박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들뜬 상태 분자내 양성자 전이(ESIPT, Excited-State Intramolecular Proton Transfer) 현상’을 보이는 물질을 이용해 해결했다.
박 교수는 “이제 분자 수준에서 정확한 가법 혼색을 적용해 발광색을 구현하는 일이 가능해졌다”며, “나노 픽셀과 같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조명은 물론, 보안 인쇄, 바이오 이미징과 센싱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혁신적인 돌파구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이미 2009년에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청색과 황색 발광체를 하나의 분자로 묶어 농도나 물질의 상태에 관계없이 백색광을 내는 분자를 세계 최초로 연구해 당시 미국 화학회지의 표지를 장식한 바 있다. 또 이 백색 발광 분자를 사용한 OLED에서 한 가지 물질만으로도 청색, 백색, 황색을 모두 구현해 2011년 2월 ‘어드밴스드 펑셔널머티리얼즈’에 표지 논문으로 소개되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를 굳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