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영웅의 몰락]절대권력이 낳은 절대부패… 비상과 추락의 롤러코스터

입력 2013-08-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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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 당사자인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회장이 또다시 몰락하고 있다.

최규선 게이트 이후 주식시장에 복귀해 유아이에너지를 통해 유전개발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상장폐지됐고 현대피앤씨의 회사돈 41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또다시 재판대에 서게 됐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내 지역에 병원 공사를 수주하는 등 광범위한 인맥을 활용해 이목을 끌었지만 권력층과의 친분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해 가다 몰락했던 2002년 당시처럼 또다시 추락하고 있다.

◇DJ정부 로비스트 최규선 =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을 구속시킨 최규선 게이트는 최씨의 비서인 천씨가 시민단체 인터넷게시판에 최씨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유는 임대 계약과 관련한 두 사람의 사소한 갈등 때문이었다.

천씨는 이 글에서 최씨가 김홍걸씨를 등에 업고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개입 그 대가로 타이거풀스 대표 송모씨로부터 10억원을 받았으며 주식 수만주를 최씨와 홍걸씨, 서울시 부시장 출신 김모씨가 각각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가 S건설의 부탁으로 아파트 상가 분양을 대행해주고 거액을 받았으며 D회사의 대출건을 성사시켜주고 돈을 받거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했다는 의혹, 최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해 받은 수십억원을 차명계좌에 분산해놓고 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후 검찰의 수사를 통해 사건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씨와 야당 총재, 조지 소로스 등 외국 저명인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꿰여 나왔고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특히 최규선씨는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과 정치권의 커넥션을 동원해 온갖 이권에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최규선,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송재빈 타이거풀스 대표, 김홍걸씨 등은 체육복표사업자 선정과정에 개입해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유아이에너지 인수로 증시 입성 = 최씨는 2002년 구속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2년6월형을 받은 뒤 출소했다. 이후 지난 2006년 코스닥기업 서원아이앤비를 인수해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서원아이앤비는 2000년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됐지만 잦은 최대주주 변경과 대표이사 교체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5년과 2006년에는 감사의견거절과 자본전액잠식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서원아이앤비는 최규선씨가 지분 10.17%을 인수하면서 에너지 업체인 유아이에너지로 화려하게 변신하게 된다. 최씨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자 최규선 게이트 당시 선보였던 마당발 인맥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2006년말 인수한 이후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감사로 영입하고, 미국 의회 8선의원인 스티븐 솔라즈를 수석 고문으로, 미국 국방장관 출신의 프랑크 칼루치 칼라일그룹 명예회장, 국무부 차관 출신 니콜라스 벨리오츠 주 이집트 대사 등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후에도 밥 호크 전 호주 총리, 파키스탄 집권당의 대미 에이전트 및 파키스탄 대통령의 연설 기고가로 알려진 마크 시걸과 손을 잡았다. 각국과의 사업 제휴가 고문으로 영입한 이유였다.

주가는 최씨가 꿈꾸는 에너지사업처럼 활활 타올랐다. 말 그대로 거침이 없었다. 1000원대 중반에서 숨고르기 한번 없이 2만원 가까이까지 치솟았다. 병원 원장, 교수, 유명 가수 등이 대거 주식을 사들였다. 연예계에서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봤다"고 말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유아이에너지에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폐와 횡령배임혐의로 몰락 = 그러나 유아이에너지는 지난해 9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감리조치에 따른 자본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됐다. 유아이에너지가 제출한 2011회계년도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2154만6000달러(약 252억원) 상당의 미수채권에 대해 증선위가 의견거절 처분을 내린 결과다.

이에 유아이에너지는 불복, 지난 10개월간 증선위, 거래소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지난 3월 증선위를 상대로 시정명령처분 취소청구 소에서 승소한 데 이어 21일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유아이에너지가 이례없이 증선위를 상태로 승소하면서 최규선 회장이 다시 회생하는 듯 했지만 횡령·배임 혐의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이에너지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쿠르드 지역에 이동식 발전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씨는 공사대금으로 들어온 2700만달러(약 263억원)를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의 수익처럼 문서를 위조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또 회계장부를 조작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153억여원을 빼돌려 자신의 빚을 갚거나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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