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영웅의 몰락]알앤엘바이오 상장폐지 후폭풍

입력 2013-08-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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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81%… 피해액 1000억 달해

줄기세포 대표기업으로 꼽혀온 알앤엘바이오가 각종 비리에 휩싸이며 추락했다.

지난 2005년 상장된 알앤엘바이오는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예방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당시 알앤엘바이오의 라정찬 회장은 난치병을 정복할 혁신적 과학자로 평가됐고, 주가는 2008년 말부터 1년 동안 10배 이상 급등했다.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인 알앤엘바이오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해 영업손실 266억원, 당기순손실 561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되면서부터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알앤엘바이오의 자기자본은 420억원으로 자본금 504억원을 하회해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이후 외부 회계법인이 이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인 줄기세포 추출배양 행위의 적법성,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에 대한 투자의 적정성 의문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상장폐지가 기정사실화 됐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19일 한국거래소를 대상으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같은 날 라 회장의 주가 조작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결국 지난 5월 3일 상장폐지에 이르렀다.

최근 검찰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 팔아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라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 회장은 작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미공개 회사 정보를 이용해 주식 약 473만주를 팔아 180억여원을 현금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라 회장은 2008년 3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회사 돈을 이체한 후 외국계투자회사인 도이치뱅크로 하여금 알앤엘바이오 주식을 집중 매수한 뒤 이런 차명 보유 주식을 처분해 5억여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입은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업체의 경우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이 즐겨 찾는 단골메뉴다. 회사의 내실을 따지기보다 미래의 막연한 결과물이나 유명인의 후광을 기대하고 ‘한방’을 노린 투자자들도 많이 몰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알앤엘바이오 소액주주 수는 4만7155명에 달한다. 이들의 보유주식수는 8224만6418주로 전체 주식의 81.55%를 보유하고 있다. 알앤엘바이오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주가가 1335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규모는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거래일 종가는 278원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의 경우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회사의 재무상태나 매출 발생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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