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교<사진> 기아차 국내상품팀장은 ‘소통’을 강조했다. 정 팀장은 차량 모델 개발부터 트림별 가격과 옵션 등 소비자가 차를 구매하기 이전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가장 좋은 차가 반드시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니다”며 “좋은 차는 가장 값 비싼 재료만 사용해 만들면 되기 때문에 쉽다. 다만 진입장벽이 낮은게 단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단언컨대 사양과 가격 궁합이 맞아서 소비자와 소통이 가능한 차가 ‘좋은 차’이고, 이는 곧 판매 실적으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지난 2년 간 현장 지점장 업무를 수행하다 15년 넘게 몸 담았던 국내상품팀에 최근 복귀했다. 이후 소비자가 보다 편하게 차를 구매 할 수 있도록 기준점이 될만한 트림 개발에 몰두했다.
그는 복잡한 자동차 옵션에 따른 트림을 간소화 한 ‘트랜디 트림’을 만들어 냈다. 트랜디 트림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트림이다. 일반적으로 상·중·하로 나뉘는 차의 트림 중 ‘상’과 ‘중’ 사이에 새롭게 추가된 트림이 바로 트랜디 트림이다.
그는 트랜디 트림을 지난 6월 출시된 ‘더 뉴 K5’에 적용했다. 그 결과 더 뉴 K5는 현재 내수 중형차 판매량 부동의 1위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200여대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출시 두 달 여만에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정 팀장의 성공 뒤엔 뼈 아픈 실패의 경험이 있었다. K5의 전 모델인 로체가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시장에서 사라진 것. 로체는 당시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중형차와 달랐다. 차별화를 위한 시도들이 오히려 악재가 됐다.
그는 ‘소통의 단절’에서 원인을 찾았고, 우선 직원 간 소통을 유도했다. 그는 부임 후 3개월간 팀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버무렸다.
정 팀장은 “아무래도 자동차 회사다 보니까 공학적인 측면에서 제품을 봐라보는 직원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경영적인 측면을 융합해 보다 넓은 시각을 갖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직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나의 경험을 조화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