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마트 입점업체, 뒤바뀐 갑을?- 강구귀 사회생활부 기자

입력 2013-07-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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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푸드코트 입점 사업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년 동안 매출이 너무 부진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합세해 홈플러스를 압박하고 있다. 더구나 입점 사업자는 재계약이 되지 않을 경우 현수막을 붙이고 시위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식품위생기준과 영업양수도 내용을 어긴 업체를 퇴출하는 문제 때문에 해당 사업자와 분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해당 사업자에게 수차례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해당 사업자는 ‘갑의 횡포’라며 퇴점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해당 사업자는 신세계백화점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갑의 횡포가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되면서 유통업체는 입점업체의 눈치를 보며 속만 끓이고 있는 상황이다.

퇴출 기준에 해당하지만 입점업체가 성토하기 시작하면 시민단체, 정치권에서 총 출동해 한순간에 유통업체를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을 찍어 버리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입점업체·가맹점의 권리 찾기는 경제민주화 흐름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때가 기회다’라는 한탕주의에 사로잡혀 유통업체를 협박하는 입점업체들이 대거 늘어난 것은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다.

남양유업 모 대리점주는 회사와 대리점 간 협상 때 협상 수위를 높이면 협상 후 자신의 대리점을 높은 권리금을 받고 팔 수 있다고 기자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입점업체와 가맹점들로 인해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정서가 업계에 만연하다.

유통업체와 입점업체 간의 약점 잡기는 공멸만을 불러올 뿐이다. 경제민주화를 악용하는 것이 아닌 상생의 토대를 쌓는 데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입점업체의 권리 찾기는 모래 위에 쌓은 성으로 끝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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