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만나보니]‘대우의 땅’ 만든 박정환 대우인터 미얀마 법인장

입력 2013-07-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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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는 군사정권 아래 외국 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웠던 국가다.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코카콜라조차 이곳에는 작년에 들어왔을 정도다. 기업들의 불모지였던 미얀마는 2011년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며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이후 각국 기업들은 미얀마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무려 24년 전 미얀마 개척에 뛰어들며 선봉에 선 인물이 있다. 바로 ‘상사맨’ 박정환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법인장(부사장·사진)이다. 그는 “흔히 미얀마를 시간이 멈춘 땅이라고 표현하지만 이 표현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며 “지금 미얀마는 시간이 뜀박질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박 부사장이 미얀마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과장으로 재직하던 1989년도. 그에게 미얀마 지사 발령은 하늘이 무너지는 격이었다. 사원·대리 시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차를 공급하며 수출길을 여는 데 큰 기여를 해 박 부사장은 미국행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미얀마로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이미 발령 받은 것,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당시 미얀마 지사를 잘 만들어 미얀마 지사에 오고 싶은 후배들은 시험을 보고 오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미얀마에 온 박 부사장은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봉제업체부터 전자회사까지 설립을 이끌며, 미얀마에 대우 이름 알리기에 일조했다. 그 결과 ‘미얀마는 대우의 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지에서 대우의 인지도는 높다.

1999년 대우사태로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그가 미얀마에서 다져온 관계가 빛을 발했다.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얀마 정부가 가스전 탐사권을 준 것. 박 부사장은 “미얀마 정부에서 대우의 상황을 아는데도 미얀마 해상 가스전을 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그 당시는 대우의 비전이 깜깜할 때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 탐사권은 대우인터내셔널의 ‘황금알’ 이 됐다. 미얀마 가스전에서는 연 평균 3000억~4000억원 가량의 세전 이익이 날 전망이다.

미얀마는 박 부사장에게 기회 뿐만 아니라 시련도 줬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정부의 요청으로 2002년 5월부터 2006년까지 155㎜ 곡사포탄 생산 설비와 기술자료를 수출했다가, 불법 무기 수출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판결을 받기까지 박 부사장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

곧 기회는 왔다. 한국 본사로 돌아간 박 부사장은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로 편입되면서 다시 미얀마 땅을 밟게 된다. 미얀마는 더이상 기피 국가가 아니라 그룹의 전략 국가로 떠올랐고, 박 부사장은 전략 국가의 최고 책임자가 됐다.

그는 부동산·인프라·자원·제조 등 4개 분야의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미얀마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박 부사장은 음지에서 사업부를 뒷받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부사장은 “(내 역할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허가를 받는 데까지 음지에서 일하는 개발자”라며 “영광은 사업을 진행하는 쪽에서 가져가더라도 음지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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