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성공단’ 사칭한 의류할인전

입력 2013-07-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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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산업부 기자

“속이 쓰리고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최고 90%까지 할인 처분하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저희가 재기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어느 지역 버스터미널 앞 벽면에 도배된 광고 전단 문구다. 전단에는 ‘개성공단 폐쇄, 미공개 박스상품 공개매각’이라는 글자가 커다랗게 인쇄돼 있었다. 얼핏 보면 개성공단 의류업체들이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개성공단 이름을 도용한 ‘거짓 의류 행사장’이다.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를 이용해 상업적 이득을 취하려는 약삭빠른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이름을 도용한 ‘거짓 의류 행사장’은 용인, 대전, 군산 등 전국 각지에서 성행 중이다. 이들 행사장에서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의류를 판매한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개성공단과 전혀 상관없는 업체의 아웃도어, 신사숙녀복, 스포츠 의류 이월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을 뿐이다. 일부 행사장은 창고시설로만 허가를 받은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판매하는가 하면, 웨딩홀을 빌려 애드벌룬까지 설치한 곳도 있었다.

정작 속이 쓰리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 당사자는 개성공단 의류기업인들이다. 한 개성공단 의류업체 관계자는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OEM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며 “상표법상 브랜드 업체의 허락없이 행사장에서 물건을 파는 행위는 불가능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 같은 사례가 성행하자 경찰에게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한재권 협회장은 “개성공단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광고효과가 좋아 이를 악용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개탄했다.

개성공단 조업이 중단된 지도 100일이 훌쩍 넘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대출을 받고 대체 생산을 하며 재가동을 위해 버티고 있다. 타인의 아픔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일부 상인들의 부도덕한 모습은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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