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가능성은?[차상엽의 독일축구 이야기]

입력 2013-06-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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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계방송캡쳐)
지동원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행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즌이 종료되면 자연히 팬들의 관심사는 주요 선수들의 이적 소식으로 향하고 각 언론 역시 이적시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수많은 이적 관련 보도들이 줄을 잇는다.

과연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언론보다 독일 현지 언론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기한 언론은 국내 언론도 독일 언론도 아닌 영국 언론이다. 쉴드 가제트는 6월 중순경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독일 언론들은 이 보도를 인용해 화제성 기사로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물론 모든 독일 언론이 쉴드 가제트의 보도를 그냥 인용하는데 그친 것은 아니다. T-온라인은 도르트문트의 지동원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T-온라인의 성격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는 언론사라기보다 포털에 가깝다. 자체 뉴스를 생산하지만 빈도는 높지 않다. 특히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보도는 지동원이 핵심이 아니었다. 도르트문트가 관심을 가질 만한 선수들을 열거하며 지동원의 이름도 맨 마지막에 언급했다. 당시 보도에서 T-온라인이 도르트문트행 가능성을 비중있게 다룬 선수는 아약스 암스테르담 소속의 크리스티안 에릭센, AS 로마 소속의 미랄렘 플라니치, 베르더 브레멘(원 소속 첼시)의 케빈 데 브루이네 정도였다. 그 밖에 루카스 포돌스키, 셰르단 샤키리, 케빈-프린스 보아텡 등과 함께 지동원을 짧게 언급했다.

사실상 여기까지는 지동원의 이름이 도르트문트의 영입 대상 리스트에 슬쩍 이름이 들어가는 정도였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에 근거를 둔 지역지 아우크스부르거 알게마이네를 비롯한 몇몇 언론들은 27일 보도를 통해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가능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는 “돈이 무조건적인 행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전제하며 이적시장에서 도르트문트가 고전하고 있음을 전했다. 마리오 괴체의 이적을 통한 이적료 수입과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통한 수익금 등으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괴체의 대체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 출신의 헨릭 음키타리안의 영입을 위해 샤크타르 도네츠크에 2300만 유로(약 343억6000만원)를 제안했지만 샤크타르는 3000만 유로(약 448억원)를 원하고 있다. 샤크타르는 도르트문트의 자금력이 좋아진 것은 알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은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지동원의 영입에는 큰 돈이 들진 않는다는 점이다. 올시즌 후반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만큼 도르트문트로서도 구미가 당긴다. 원 소속팀 선덜랜드가 약 300만 유로(약 44억8000만원)의 이적료를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상태지만 다른 후보군에 비해 비용은 확실히 적다.

지동원의 도르트문트 이적설에 대한 현지 보도들을 종합하면, 지난 중순경까지의 보도는 사실상 비시즌 흔히 접할 수 있는 전형적인 추측성 기사 혹은 루머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보도되는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가능성 보도들은 다분히 신빙성이 더해져 있다.

실제로 도르트문트는 2010-11 시즌을 앞두고 세레소 오사카에서 카가와 신지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때문에 지동원을 바라보는 시각도 남다를 수 있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단돈 35만 유로(약 5억2300만원)에 카가와를 영입해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올시즌을 앞두고는 1600만 유로(약 239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시켜 금전적으로도 큰 이익을 남겼다. 카가와를 통해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지동원 역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임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친 만큼 지동원에 대한 도르트문트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물론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 가능성에 대한 최근 독일 언론들의 보도 형태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지동원이 영입 대상 1순위는 아니다. 도르트문트에 입단한다 해도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지동원은 맨유에서 기량이 만개한 박지성의 예가 될 수도 있고 아스널에서 존재감을 잃은 박주영의 예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동원이 도르트문트로 이적한다해서 그리 비관적으로만 볼 것도 없다. 카가와가 입단 할 당시 일본 언론조차도 카가와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그는 도르트문트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인공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지동원이 도르트문트에 입단한다면 괴체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지동원은 분명 괴체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다. 뛰어난 킥 능력이나 탄성을 자아내는 킬 패스, 좁은 공간에서의 화려한 드리블 능력 등은 떨어진다. 하지만 괴체에게 없는 제공권, 최전방까지 아우를 수 있는 보다 넓은 활동범위, 수비수를 등지는 플레이 등은 한 수 위다.

다음 시즌 괴체가 빠진 도르트문트의 공격진은 원톱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비롯해 이선의 마르코 로이스, 야쿱 블라지코프스키, 케빈 그로스크로이츠 등이 책임진다. 로이스와 블라지코프스키는 이변이 없는 한 붙박이다. 하지만 그로스크로이츠는 다음 시즌 팀 사정에 따라 오른쪽 풀백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올시즌 우측 풀백으로 종종 출전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위르겐 클롭 감독 역시 그로스크로이츠를 좌우 풀백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지동원이 도르트문트에 입단하면 이선에 자리잡기는 용이해진 셈이다.

지동원은 “분데스리가와 플레이스타일이 맞는 것 같다”고 밝히며 독일에서 계속 뛸 수 있기를 희망한 바 있다. 특히 다음 시즌 종료 후에는 곧바로 브라질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 선택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지동원의 향후 행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도르트문트행이 성사된다면 주전 경쟁 역시 결코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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