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후폭풍....금융시장 원화ㆍ주식ㆍ채권 폭락

미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출구전략'을 통해 유동성 공급 축소에 나설 것이이라고 발언하면서 20일 한국 금융시장 전반이 폭락세를 보였다.

특히 주식, 채권, 원화 가격 등 금융시장의 3대 부문이 모두 급락했다. 여기에다 중국의 경기지표까지 악화돼 폭락세에 가세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9원 오른 달러당 1145.7 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개월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9분에 달러당 1146.6원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인 지난 4월9일의 달러당 1145.3원을 넘어섰다. 종가기준 상승폭은 지난달 10일의 15.1원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최고치다.

환율이 이처럼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미 국채금리가 급등,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원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우리의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며 양적완화에서 벗어나는 출구전략 계획을 밝혔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6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8.3으로 시장 전망치 49.1을 밑돌자 국내 경제의 우려가 더욱 심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7.82포인트(2.00%) 내린 1850.49로 거래를 마감해 1,850선에 머물렀다.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3.94포인트(1.27%) 하락한 1864.37으로 개장한 뒤 횡보세를 보였지만,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악화됐다는 발표에 오후 들어 낙폭이 커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579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10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5.82포인트(1.10%) 빠진 525.59를 나타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전날보다 230.64포인트(1.74%) 떨어진 13,014.58로, 토픽스지수는 14.76포인트(1.33%) 내린 1,091.81로 거래를 마쳤다.

대만 가권지수도 전날보다 108.48포인트(1.35%) 하락한 7,898.91로 장을 종료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오후 2시(현지시간) 현재 1.8%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오후 2시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7%포인트 오른 연 2.98%를 나타내 올해 들어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5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각각 0.17%포인트, 0.18%포인트 상승한 연 3.19%, 연 3.42%를 기록했다.

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도 금리가 각각 0.14%포인트, 0.13%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