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이 글로벌 경기 우려에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2300여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고경영자(CEO)들은 투자 확대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공장 건설이나 설비에 투자하기 보다는 보유 현금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에 1조7300억 달러(약 1943조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본투자는 2.1% 증가하는데 그쳐 2010년 3월 이후 최저폭을 기록했다.
자본투자는 2012년 1분기와 비교하면 21% 감소해 지난 2009년 3월 이후 분기 대비 감소폭으로는 최대치를 나타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을 비롯해 PPG인더스트리스 등은 현금을 늘리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있으며 캐터필러는 자본 투자를 축소했다.
야후와 디시네트워크·GE가 1분기에 보유한 현금은 전년 동기보다 세 배 늘어 221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캐터필러는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한 35억90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월터 헬위그 BB&T자산운용 매니저는 “불확실성이 나타나면 기업들은 현금을 보유하려 한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비용 관리와 투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의 보유 현금 증가는 미 연방정부 재정지출이 축소된데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과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 역시 불안하다는 평가다. 미국 경제에 소비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고용 창출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성장률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제연구기관 어닝스스카우트의 닉 라이히 CEO는 “기업들이 과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장기적 운용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지출을 확대하지 않고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다면 경제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보유 현금 증가가 순익 개선과 함께 비용 감축에 매진한 결과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유럽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경기 둔화, 35%에 달하는 높은 법인세율 등의 부담으로 기업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 비용 감축에 나섰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다이엔 스옹크 메시로우파이낸셜홀딩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빠르고 지속가능하게 성장한다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