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극과극’ 이사회 풍경

입력 2013-05-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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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구내식당 회의 ‘눈길’… 국민연금공단, 회의실 두고 특급호텔

◇국민건강보험공단, 구내식당 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찬을 겸비한 이사회를 사옥 구내식당을 이용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이사회를 사옥 내 시설이 아닌 외부 장소에서 단 한 차례도 열지 않고 있는 등 다른 유관기관들의 이사회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3년간 18차례의 정기·임시이사회를 열었다. 회의는 대부분 아침시간대에 이뤄지고 있다. 비상근이사들이 외부 인사다 보니 조찬 등을 겸비한 이사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회의 장소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구내식당으로, 추가적 비용이 발생하는 외부장소는 절대 선택하지 않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찬을 겸비한 이사회 개최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구내식당 식사비가 고작이다. 구내식당은 공단 자체적으로 설치한 시설로 별도의 장소 대여 비용도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별도 장소를 섭외하려면 시간도 소요되고, 무엇보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구내식당만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외부 장소에서 이사회를 여는 것을 철저하게 경계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알리오를 통해 최근 3년간 공시한 이사회 회의록은 17건이다. 회의록에 명시된 회의 장소는 서면 회의를 제외하고 모두 본관 회의실이다. 회의가 아침시간에 열리더라도 조찬을 겸비할 수 있는 장소 대신 자체 회의실을 이용하고 있다. 이사진에게 음료 정도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18곳 중 13곳이 이사회를 특급호텔과 외부 고급식당에서 열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민연금공단, 특급호텔 회의

‘강남 I호텔 00룸’. 이는 국민연금공단의 이사회 회의록 맨 윗부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회의 장소다.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3년간 이사회를 22차례 열었다. 이 중 16번은 강남에 위치한 I호텔의 비즈니스룸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자체 회의실을 이용한 이사회 횟수는 6건에 불과했다. 문제는 외부 호화시설을 이용한 회의가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서울시내 특급호텔에서 조찬을 겸비해 회의를 열 경우 1인당 5만원선의 비용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이사회는 감사까지 포함해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또 회의자료 준비 등 공단 실무자와 이사진 수행원까지 합하면 이사회에 참석하는 인원은 20명 내외다. 이사회를 한 번 열기 위해 100만원 내외의 돈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자체 시설을 고집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우와 비교하면 5~10배에 이르는 비용이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립암센터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도 특급호텔 등 외부시설을 선호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최근 3년간 11회의 이사회 중 8회를 J호텔과 L호텔 등 특급호텔을 회의장소로 선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3년간 단 한 차례도 본원 회의실을 이용하지 않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이사회을 열기 위해 주로 섭외하는 장소는 서초구에 위치한 P호텔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도 이사회 장소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M호텔과 H호텔만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 열린 11회의 이사회 장소 중 자체 시설로 명시된 회의록은 알리오에서 찾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 관계자는 “조찬을 겸한 이사회를 열다 보니 외부 연회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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