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은행 동남아 무역시장 급속 잠식...국내은행 진출 고전

입력 2013-04-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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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은행들이 동남아시아 무역금융(Trade Finance)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세계 무역금융의 80%를 석권하던 유럽계 은행 점유율이 재정위기 여파로 주춤해진 사이 저금리를 앞세운 일본계 은행의 공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이 지역 시장 확대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계 은행들의 동남아 무역금융시장 점유율은 2011년 13%, 지난해는 53%로 급상승했다. 과거 연평균 6%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할 때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그 결과, 일본계 은행들은 동남아 무역금융에서만 지난해 13조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이 기간 국내 은행의 총 이익 규모는 9조원을 웃도는 정도다. 특히 국내 은행의 국외영업점(지점 현지법인) 이익은 7000억원으로 2011년 대비 11.8% 줄었다.

동남아 무역금융시장에서 일본계 은행의 약진은 이 시장을 잠식하던 유럽계 은행의 퇴조 때문이다. 저금리와 풍부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일본계와 중국계 은행들이 파고들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베노믹스의 본격화로 일본계 은행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금리로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와 '엔저'의 지속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 일본계 은행은 저금리로 조달비용 자체가 싼 데다 엔화가 국제통화여서 연 1% 미만으로 무역금융시장에 자금공급이 가능하다. 중국계 은행 역시 동남아 무역금융에서 위안화 표시 거래를 늘리는 등 역외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국제화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의 경우 일본·중국 대비 조달비용이 비싸고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 거래해야 하는 탓에 1.5~2.5%의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어 경쟁력이 뒤쳐진다는 지적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 역시 초보 수준이라는 점도 동남아 무역금융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아시아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소규모 국외현지법인 인수 절차를 완화하겠다는 것이 정부대책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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