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고가전세 수요는 품귀…VVIP 1%도 대기자 신세

입력 2013-04-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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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물건요? 20억원 이상을 준다고 해도 못 구해요. 집주인 대부분이 실거주하고 있어 매물 자체가 나와 있는 게 없거든요. 지금 주택형별로 3~4명씩 대기리스트가 만들어졌을 정도입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부동산 관계자)

10억원. 집값이 비싸다는 강남에서도 웬만한 99㎡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금액이지만, 정작 이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전셋집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의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보다 비싼 전세를 찾는 VVIP 수요는 꾸준한 반면, 세를 내놓는 주인들은 많지 않은 탓이다.

성수동 일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에 들어간 ‘갤러리아 포레’의 전세 대기자만 10여 명에 이른다. 가장 싼 전용 168㎡(70평형)의 보증금이 16억~17억원을 웃돌고, 241㎡(100평형)은 무려 22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이들 대부분 쾌적한 주거환경, 뛰어난 조망권을 누리기 위해 기꺼이 집 한 채 값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도곡동, 삼성동, 압구정동 등 강남에서 거주하다 살고 있는 아파트가 오래 돼 새 집으로 이사 오려는 수요가 많다.

하지만 현재 전세로 나와 있는 물건은 단 한 건도 없다. 입주민 10명 중 8명이 집주인일 정도로, 계약자 대부분 실거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입주를 못한 계약자들도 이미 전세 거래를 마쳐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황지훈 갤러리아포레부동산 실장은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한강 조망권을 갖춘 것을 넘어서 돈과 성공 등을 상징하는 물길이 들어오는 입지에 위치했다 보니 개인사업, 병원운영 등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며 “하지만 계약자들도 같은 이유로 분양을 받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직접 거주해 전세 물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 포레 등장 이전 최고가 아파트로 기록됐던 삼성동 아이파크도 전세난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싼 게 12억원(전용 144㎡, 55평형)에서 시작해 195㎡(73평형)의 경우 18~19억원 이르지만 전세 물건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돈을 더 주더라도 좋은 층에 들어가려는 고가전세 수요자의 특성상 저층 위주로 간간이 매물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원하는 층과 향은 항상 품귀 현상을 빚는다는 게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아파트 외 고급 빌라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강남구 청담동의 ‘상지카일룸’의 경우 3차까지 총 51가구로 이뤄졌지만 현재 부동산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은 1건에 불과하다. 전용 244㎡ 규모로 전셋값만 무려 35억원에 달한다.

또 장근석이 계약한 곳으로 유명세를 탄 논현동 ‘아펠바움’ 역시 고급 마감재와 철저한 보안시스템 등을 갖춰 사생활 노출을 꺼려 정기적으로 거주지를 옮겨 다니는 사업가나 자산가들의 전세 수요가 꾸준하다.

고가전세를 주로 취급하는 청담동 H부동산 관계자는 “자기 집이 있는데도 더 좋은 여건의 새 집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일단 전세로 들어와 살다 향후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 등 불황 속에서도 비싼 전셋집을 찾는 수요는 다양하다”며 “일반주택의 경우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을 하면서 전세난을 겪는 반면, 고가주택은 주인들이 직접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 매물 부족으로 전세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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